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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발견] (40) 나눔글꼴

[디자인의 발견] (40) 나눔글꼴 기사의 사진

한글날을 기념하여 네이버가 ‘나눔바른고딕’을 공개했다. 2008년부터 무료로 제공해온 나눔글꼴 패키지에 새로운 글꼴을 추가한 것이다. 공동 작업을 할 때, 이 무료 글꼴을 요긴하게 사용하곤 했다. 한글의 ‘나눔’에 ‘바른’까지 더한 나눔바른고딕은 모바일 환경에 맞게 디자인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말과 글만 사용하는 데다 디자인 전문가인데도 한글 얘기가 나오면 무척 조심스럽다. 한글이 자긍심을 넘어서 어느덧 신성한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정이 빠듯하고 뾰족한 수가 없을 때 한글이 최후의 카드처럼 사용되는 느낌도 든다. 엑스포의 한국관, DDP의 디자인박물관 개관 콘텐츠가 한글이고 네이버의 한글 캠페인은 공룡 포털이라는 비난을 완화시킨다.

우리말을 연구하고 글꼴을 개발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글을 사랑하거나 아름답게 가꾼다는 것이 ‘훌륭함을 알리는 것’과 새로운 ‘글꼴’ 디자인에 치우쳐서는 안 될 것 같다. 우리말과 글의 맛을 살려서 잘 구사하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옳다.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조차 논리적인 토론을 못하고 기본적인 맞춤법도 틀리는 경우를 보면 한글 사랑이 주장에 머무는 것 같다. 중요하다는 주장만 남을 때 맞게 될 결말은 이미 ‘녹색’, ‘융합’이라는 거창한 사례에서 겪어 보지 않았던가.

김상규(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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