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부터 재논의해야 한다.” vs “재정 여건을 감안한 현실적 대안이다.”

지난 2일 입법예고된 정부의 기초연금안을 놓고 이어져 온 찬반 논란은 18일 서울 불광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입법 공청회에서도 재현됐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김연명 교수는 “정부안은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돼 장기가입 유인을 약화시키고 미래 노인의 최저소득도 보장하지 못해 원점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김원섭 교수도 정부안이 국민연금 가입의 매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의 삭감 정도가 지나치다”며 “삭감 정도(국민연금 가입자와 비급자의 급여액 차이)는 6만원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돼야 설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의 오건호 공동위원장은 “처음 공약대로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줘야 한다”며 정부안을 아예 거부했다.

반면 순천향대 김용하 교수는 “정부안이 노인 빈곤을 해결하고 장기적 재정안정성을 갖춘 합리적 제도”라며 정부안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한림대 석재은 교수도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모두 미래세대로부터 도움 받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공평성이 필요하다”며 “국민연금에서 더 받는 사람들은 기초연금을 덜 받는 국민연금 연계 차등 지급안이 사회 정의에 맞는다”고 거들었다.

정부안에 대한 보완 주문도 나왔다. 특히 기초연금 최소 수령액(10만원)을 대통령령이 아닌 법률로 정해 국민의 불안을 덜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원섭 교수는 “기초연금 하한선이나 5년마다 이뤄지는 급여재평가 등 핵심 요소들이 하위 법령에 위임돼 있으면 정부가 재정 상황이 어려울 때 임의로 수령액을 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유주헌 기초노령연금과장은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에게도 기본적으로 보장하는 기초연금 최소 수령액과 연금 가입기간에 따른 수령액 삭감폭 등 현재 대통령령에 위임토록 한 부분을 법률에 명시하는 방안을 법제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기초연금안의 일부 쟁점에 대해 수정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편 공청회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노년유니온, 국민연금바로세우기국민행동 회원들이 참석해 ‘국민연금 가입자는 기초연금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한 시민이 9명의 패널에게 “여러분은 국민연금에 가입했느냐”고 묻자 오건호 공동위원장 단 한 명만 그렇다고 손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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