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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극우만화 열풍… 청소년 역사관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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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주의자들의 정서를 담은 애니메이션이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 동영상을 유포하는 등 급속히 우경화되는 상황에서 이런 작품이 우리 청소년의 역사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수입된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은 독특한 설정과 줄거리로 젊은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국내 누적판매량은 20만부를 넘어섰고 올 4월에는 케이블TV에서 이 만화를 토대로 한 애니메이션을 방영했다.

이 만화의 작가 하지메 이사야마는 얼마 전 자신의 비밀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일본 통치로 조선인의 인구와 수명이 2배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만화 첫 회부터 곤충이 서로 잡아먹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전형적인 우익 세계관에서 나온 은유”라며 “작품에 일본 우익의 세계관이 담겨 있는 건 확실하다”고 평했다. 세계를 적자생존과 무한경쟁의 정글로 보는 우익 논리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어린이 및 청소년용 작품에도 극우 논리는 침투해 있다. 2007년 국내 출간된 고우야 다이스케의 라이트 노벨(청소년 대상의 가벼운 일본 소설류) ‘A군(17)의 전쟁’에는 “1937년 중국 난징 인구가 20만명이었는데 난징대학살 때 30만명이 살해됐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등 역사 왜곡을 노린 문장이 포함돼 있다.

마니아층을 거느린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아카기’ ‘소류’ ‘아야나미’ 등 등장인물의 성(姓)을 모두 일제의 해군 함정 이름에서 따왔다. 한때 아이들의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끈 ‘개구리 중사 케로로’는 주인공이 옛 일본군 모자와 유사한 모자를 쓰고 나온다. 올 9월 국내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바람이 분다’는 일본 해군 전투기 ‘제로센’의 개발자 호리코시 지로의 일대기를 다뤄 군국주의 미화 논란을 빚었다.

이처럼 일본의 우익 논리가 담긴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꾸준히 수입돼왔다. 80년 MBC가 방영한 애니메이션 ‘우주전함 야마토’는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통하는 해군 전함 ‘야마토’를 모티브로 했다. 97년 국내 출간된 ‘침묵의 함대’는 해상자위대 군인들이 핵잠수함을 나포해 함명을 ‘야마토’로 바꾸고 세계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이런 작품들은 전쟁 범죄를 은폐하고, 일본이 국제 정세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광운대 일본학과 강태웅 교수는 “일본인들이 전반적으로 잘못된 역사인식을 갖고 있다 보니 작가들이 인기를 끌려고 작품에 극우적 코드를 넣는 경우가 많다”며 “공상과학(SF)물에도 그런 경우가 많아 젊은이들이 재미삼아 읽다가 이면에 깔린 논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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