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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발견] (42) 라이브파크

[디자인의 발견] (42) 라이브파크 기사의 사진

‘디자이너가 일하는 현실은 미술계가 아니라 물건을 사고파는 세계다.’ 폴 랜드라는 디자이너가 이런 글을 남겼다. 기업의 존재이유는 판매인 반면 디자이너의 동기는 미술이라고 비교했다. 그렇다면 디자이너가 기업을 운영하면 어떨까? 우리가 보는 웹, 책, 제품, 공간은 대부분 전문회사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쳐 나온 결과물이다. 작은 기업들이 그렇듯 이들도 대기업의 ‘을’로 용역 서비스를 한다. 마음 한구석에는 그 틀을 벗어날 꿈을 꾼다.

그 꿈에 도전한 이들이 있었다. 용역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글로벌 기업이 되려고 했다. 중국 등지 테마파크 진출을 목표로 2011년 ‘라이브파크’를 일산에 개관했다. 디자이너들의 역할 모델이기도 했던 이들의 프로젝트는 투자에 비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는 대규모 행사들이 콘텐츠가 대단하거나 수익을 제대로 낸 경우는 흔치 않다. 대부분 공적자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담당자가 책임지는 경우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자력으로 라이브파크를 만들어낸 진취적이고 탁월했던 크리에이터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한 번의 실패도 만회할 수 없는 ‘물건을 사고파는 세계’만 존재한다면 우리 곁에서 뛰어난 디자이너, 크리에이터를 만나긴 어려울 것 같다.

김상규(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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