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이승한] WCC 10차 부산총회에 부쳐 기사의 사진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가 지난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됐다. 인종과 국가를 초월해 세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유엔처럼 이번 총회도 기독교 유엔총회로 불릴 만큼 참가 규모와 의제가 크고 다양하다. 총회에는 교파를 초월해 전 세계 140개국, 349개 회원교단, 5억8000만명 기독교인을 대표하는 2800여명의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표어 아래 정의, 평화, 생명, 한반도 통일, 여성, 인권 등 21개 주제를 기독교 선교적 관점에서 다룬다. 이번 총회에서 논의되고 나온 결과물들은 향후 세계 선교의 방향이 될 것이다.

지금 세계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세계의 보전과 평화를 위한 다양한 신학적 접근과 해결을 필요로 하고 있다. 분배의 불균형, 파괴되는 환경, 동성애 확산, 전쟁과 인권침해, 여성차별 등에 대한 해답을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동안 인간이 발전시켜 온 과학문명과 경제, 평화와 정의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은 인간의 이기심과 죄로 인해 왜곡되고 변질되고 타락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구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WCC 총회가 열리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통일선언 기대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지상에 태어난 교회는 원래 하나의 지체였으나 신학과 정치적 이견에 따라 서방교회(가톨릭)와 동방교회(정교회)로 나뉘었다. 이후 가톨릭의 신학적 타락에 맞선 종교개혁으로 루터교회와 개혁교회가 탄생하고, 이어 성공회 감리교 침례교 오순절 교단 등 다양한 교파가 생겨났다. 2차 세계대전은 기독교인들에게 더 이상 이 땅에 종교와 이념 갈등으로 인한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으게 했다. 그 결과로서 1948년 예수 그리스도를 온 인류의 구주로 고백하는 세계기독교인들의 회합, WCC가 창립됐다.

교파의 다양성, 예전, 신학적 견해 차이로 국내 일부 보수진영이 WCC총회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으나, 이번 총회는 매우 복음적이며 경건하고 전통 있는 예전으로 개막예배가 진행됐다. 일부 반대파들이 예배에 참석해 보고는 오해를 풀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교회는 총회 참석자들에게 우리의 참되고 아름다운 신앙 유산을 보여 줄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8일까지 열리는 총회에서 한국교회는 전 세계에서 모인 기독교 지도자들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남북이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담은 한반도선언을 내놓았으면 좋겠다. 또한 교회공동체의 전도와 선교, 동성애 반대, 종교다원주의 배격 등 그동안 보수진영이 오해하고 있던 진리문제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해주길 기대한다. 한국교회는 참석자들에게 우리의 뜨거운 십자가 신앙을 보여 주길 희망한다.

오해 풀어주는 자리됐으면

순교자의 피로 세워지고 이어져 온 한국교회는 WCC 총회 참석자들에게 우리의 아름다운 신앙 유산, 타오르는 성령운동의 실제를 보여줌으로써 쇠락해가는 서방교회들에 복음이 다시 왕성하게 부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아울러 유일한 분단국가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도록 함으로써 남북 평화통일의 지원자들이 되게 해야 한다. 마침 오늘 아침 참석자들은 판문점 등 분단의 현장과 한국교회, 분쟁지역, 역사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에 나선다. 손님을 잘 대접하고 한국의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자세다.

이승한 종교국장 s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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