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신율] 국정감사의 상시화? 기사의 사진

국정감사가 사실상 끝났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감은 같은 잘못을 매년 반복하고 있다. 이젠 얘기하기도 지겨울 정도로 증인들의 성의 없는 답변, 피감기관에 대한 무리한 자료 요구, 의원들의 공허한 호통 등의 행태가 반복된다는 말이다. 거기다가 올해는 선서 거부 메뉴가 하나 추가됐다.

상태가 이쯤 되면 근본적으로 국정감사를 뜯어고쳐야 한다. 국정감사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국회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이고, 다른 하나는 국회의원들의 준비 부족이며, 마지막으로 의원들의 국감에 대한 인식 부족을 들 수 있다. 먼저 국회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에 대해 얘기하면 이렇다. 우리나라 국회는 법조인 출신이 유난히 많다. 19대 국회에서도 법조인 비율은 14%나 된다. 그래서 다양한 사회의 목소리를 제도권 내에 담아내기 힘들 뿐 아니라 국감 혹은 예산·결산 때 전문성 부족으로 엉뚱한 얘기를 하기가 일쑤다.

특히 이런 점은 국감 때 두드러진다. 물론 준비야 모두 보좌관들 몫이고 또 전문성도 의원보다는 보좌관이 뛰어나지만 정작 앞에서 배우 노릇을 해야 하는 의원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 국감 증인들이 의원들을 우습게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사안을 잘 아는 사람은 핵심을 짚어 피감기관이나 증인을 콕 찍을 수 있지만 아는 게 없는 사람은 마구잡이로 대충 긁어모으고 시작하려 한다. 이는 공부 안 하던 학생이 갑자기 공부하려고 할 때 마구잡이로 참고서를 싹쓸이하는 것과 똑같은 심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질문이 예리해야 좋은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다. 즉 질문이 시원찮으니 증인의 답변도 좋을래야 좋을 수 없다는 말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국회의원들의 국감에 대한 시각이다. 의원 대부분은 국감 때마다 한방 터트리려고 한다. 국감을 이용해 한번 떠보려 하는 것이다. 그러니 오버액션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행정부에 대한 견제 행위에는 여야의 구분이 있을 수 없지만 우리나라 국감장 풍경은 여당은 행정부를 보호해서 권력의 핵심으로부터 점수나 따려 하고, 야당은 오버액션하면서 과잉 강성으로 비치길 원한다. 상황이 이러면 국감기간의 짧고 길음이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상시국감’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모양이다. 하지만 상시국감이 본래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중요한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 전제 충족 없는 상시국감은 ‘문제의 상시화’를 의미할 뿐이다. 문제의 상시화가 일어나게 되면 상시국감은 오히려 행정 마비의 원인으로 지목되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전제가 충족된 상태에서의 상시국감을 논의해야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전제란 전문성, 준비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의원들을 지금 공부시키자는 얘기는 아니다. 그래서 이런 방안으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의원 개인 소속으로 돼 있는 보좌관들을 상임위 소속으로 만드는 일이다. 국감 때 실제 일을 하는 인력은 바로 보좌관들이고, 상당수 보좌관들은 특정 상임위에서 상당 기간 일한 경험이 있어 전문성이 나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을 의원 개인 소속이 아닌 상임위 소속으로 배정시켜 이들의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를 줘 이들이 상임위 피감기관들을 상시 감시, 모니터링하게 해서 문제가 감지되면 즉시 해당 상임위에 통보하고 이들의 도움을 받아 의원들이 해당 기관을 감사하게 만들면 된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현재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돼 있는 감사원을 국회 소속으로 바꾸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감사원이 행정기관을 상시 감시하고, 이상이 있으면 이를 해당 상임위에 즉시 통보함으로써 상시국감의 본래적 의미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신율(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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