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이선우] 지방공무원 경쟁력 높이려면 기사의 사진

내년에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선거를 앞두고 항상 우려되는 것이 지방정부 공무원들의 줄서기이다. 어느 예비 후보자의 줄에 서느냐에 따라서 지방공무원들의 승진과 보직이 좌우될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행정학을 공부하는 행정학자들은 이러한 지방정치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공무원들의 정치지향성은 행정의 공정성, 형평성, 중립성을 해치며, 이는 결국 주민들에 대한 편향적 서비스와 행정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 내적으로는 당선된 자치단체장 입장에서 자신을 지지해 준 공무원들을 우선적으로 승진시키고 주요보직에 임용하고 싶을 것이기 때문에 인사 불공정성이 빚어질 수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승진을 위한 청탁으로 금품이 오고가는 등의 불미스러운 일도 벌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인사의 불공정성을 최소화하여 승진할 만한 사람이 승진하였다는 평가를 함으로써 인사 불만이 줄어들 수 있고, 자치단체장 입장에서는 인사 관련 뒷담화와 음해 등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역량평가제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역량평가란 부여받을 직급에서 맡은 직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과 소양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단시간 내 역량이 갖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직 입문 이후 지속적으로 자신의 능력과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경력관리가 이루어져야 갖추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역량이다. 따라서 과장으로서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과장으로 있을 동안 고위공무원으로서 필요한 역량을 습득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고위공무원단으로의 진입을 위한 역량평가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

2007년부터 시작된 역량평가제도는 벌써 시행된 지 7년이 지났으며, 성공한 제도로 정착되고 있다. 지난 정부 초기, 이 제도가 없어질 위기에 처한 적도 있지만 오히려 그 위기로 인하여 제도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더욱 발전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국가공무원들 중 고위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평가를 통과하여야 하고, 과장보직을 받기 위해서는 현재 6개 부처를 제외한 38개 부처에서 과장급 역량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지방정부 중에서는 서울시, 경기도, 전라북도 등이 역량평가를 사무관이나 서기관 승진 또는 과장보직부여를 위한 평가제도로서 활용 중에 있다. 이 외에도 전라남도 교육청, 서울시 교육청도 이 제도를 도입 중이고,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의 산하 공기업들 중에서도 이 제도를 도입하여 보직 부여 및 역량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더욱이 2015년부터는 중앙부처 과장보직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필히 역량평가를 통과하여야 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역량평가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어쩌면 도지사나 시장 또는 군수의 입장에서는 인사를 하는 재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무능력자를 승진시켜 주요보직에 임용하여 문제 거리를 만들고 지도력에 손상을 입기보다는, 이 평가를 당당히 통과한 부하직원들을 승진시키고 보직을 부여하는 것이 떳떳하고 인사 잡음을 잠재우는 지름길일 수도 있다. 최근 경기도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도 바로 이런 유익한 점 때문이 아니겠는가. 모 정부 부처의 공무원노동조합에서 역량평가제도의 도입을 요청하였다는 사실도 인사의 공정성을 보장받기 위해서가 아닐까.

자치단체장이 자신의 정치적 동지를 산하기관장으로 임명하고 싶을 때, 그가 역량평가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였다면 과연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할 수 있겠는가. 모쪼록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인사공정성을 제고하여 지방정부 공무원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역량평가제도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기를 희망한다.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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