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버려진 개·고양이 구조해 입양보냈더니 학대… 동물애호가 울리는 악덕 업자들 기사의 사진
고양이를 사랑하는 ‘애묘인’ A씨는 최근 한 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 고양이 ‘초코’를 구조했다. A씨는 한 달간 동물병원을 드나들며 지극정성으로 초코를 치료했다. 건강을 회복한 초코는 B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몇 달이 지나 A씨는 초코가 일명 ‘고양이 카페’에서 비쩍 마른 채 혹사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남편과 함께 초코를 애지중지 키우겠다던 B씨는 실제로는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의 한 동물카페에 초코를 풀어놨다. 일부 동물카페 영업주들은 밥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낮에는 손님들이 데리고 놀 수 있도록 동물들을 풀어놓고 밤이 되면 철장에 가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7일 “고양이를 위한 사료나 용품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오로지 손님을 끌기 위해 외모가 예쁜 동물들을 데려다 놓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뒤늦게 업자에게 속은 것을 깨닫고 항의했지만 B씨는 묵묵부답이다.

안락사를 앞둔 동물을 구조해 사비를 들여 치료하는 동물 애호가들이 있는 반면 손쉽게 품종견과 품종묘를 가로채거나 동물카페 영업에 활용하려는 업자들도 늘고 있다. 동물애호단체들은 업자들과 일반 입양 희망자들을 가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은 9만9254만마리에 달한다. 업자들은 이렇게 버려진 동물 가운데 상품 가치가 있는 품종견과 품종묘들을 노린다. 마리당 가격이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에 달하는 동물도 유기동물이면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동물애호단체 게시판 등에 입양글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다가 “가정에서 안전하게 키우겠다”고 속여 가로채는 수법을 쓴다. 이들은 동물 애호가들이 구조해 치료한 동물들을 3만∼5만원의 분양비만 내고 데려와 번식용(종견·종묘) 또는 상업적 용도로 사용한다.

번식업자들은 동물을 어두컴컴하고 좁은 방에 가둬놓고 끊임없이 교미·출산만 반복시킨다. 계속된 출산으로 몸이 약해진 동물들은 다시 길에 버려지거나 안락사 당한다.

일부 동물애호단체에서는 입양 전 가정을 직접 방문해 환경을 확인하고 중성화를 의무화하는 방법을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업자들이 작정하고 속일 경우 사실상 가려낼 방법이 없다. 현행 동물보호법 3·7조 등은 동물이 굶주림을 겪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명문화하고 있지만 이를 어겼을 때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A씨는 “분양 사기를 막을 수 없다면 동물학대 시 처벌이라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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