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장 한 벌에 50만원 캐주얼 대여 10만원… ‘면접 의상’ 장삿속 기사의 사진

“삼성에는 푸른색으로 포인트 준 넥타이를 매고, 은행권 면접에선 ‘유관순 의상’(검은색 하의에 흰색 상의)을 피해야 합격해요.”

대기업 입사시험 최종 면접을 앞둔 김모(26·여)씨는 취업 준비 학원의 대기업 특별반 ‘이미지 컨설팅’ 수업에서 면접 의상 전문이라는 업체를 소개받았다. 업체는 김씨에게 한 벌에 50만원이 넘는 정장을 추천했다. 입이 ‘떡’ 벌어질 금액이었지만 옷에 따라 당락(當落)이 좌우된다는 설명을 들으니 지갑을 열 수밖에 없었다. 은행과 통신사용 면접 의상을 1벌씩 구입했다. 김씨는 18일 “이 옷을 입었다고 취업에 성공할 것이란 생각은 안 들지만 만약 안 입었다가 떨어지면 후회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사게 됐다”고 말했다.

하반기 기업 공채 시즌을 맞아 취업준비생들에게 고가 ‘맞춤 의상’을 권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취업준비생의 불안을 이용해 한철 장사에 나선 악덕 상술이다. 청년실업 세대에 허덕이는 이들만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입사시험에 합숙전형이 늘면서 기업들이 정장보다 자연스런 ‘비즈니스 캐주얼’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취업준비생들이 불편한 정장을 입고 합숙소에 오는 고충을 줄여주려는 취지다. 그러자 하루 5만∼10만원 대여료를 받고 고가의 캐주얼 의상을 빌려주는 전문점까지 등장했다. 정장은 물론 캐주얼 의상까지 구비해야 하는 취업준비생의 처지를 파고든 것이다.

업체들은 조금이라도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이 정도 투자는 필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면접의상 전문 C업체 관계자는 “예전엔 아나운서나 승무원 등 이미지 면접이 중요한 직군의 응시자들만 찾았는데 요즘은 기업별 맞춤 의상을 준비해 놓고 있다”며 “인생을 좌우하는 면접인데 비용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업컨설팅업체인 엘리트코리아 지수현 컨설턴트는 “직무와 업종에 맞는 옷차림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원하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 어떤지 분석해 대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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