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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감 스포츠] 이영표의 자책 은퇴 회견


지난 14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이영표(36)는 27년간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선수가 되는 건 훨씬 쉽다.” “도움을 받은 만큼 돌려주지 못해 아내 몰래 눈물 흘렸다.” “진정한 축구의 즐거움은 내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자회견 모두에서 밝힌 자기고백은 그가 왜 위대한 선수였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2000년대 한국 축구의 문제점인 수비불안의 중심에 제가 있었다.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말로 은퇴 회견을 시작했다. 통상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로 시작되는 여느 스타 선수들의 은퇴회견과는 확연히 구별됐다. 그는 이어 “팬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저 때문에 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내 실수를 다른 동료가 뒤집어쓰기도 했고, 비겁한 변명을 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고하는 날에 회개하는 신앙인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다.

1999년 6월 코리아컵 멕시코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대표팀 부동의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그가 태극마크를 달고 뛴 A매치 127경기는 홍명보(135경기) 이운재(132경기)에 이어 국내 선수 중 최다 출전 3위에 해당한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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