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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동북아] “美·中 틈새 눈치만 보는 위치 도움 안돼” 한국 외교 길찾기


동북아시아를 무대로 한 미국 중국 일본의 전략적이고 치밀한 움직임 속에서 우리 외교가 지향해야 할 해법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선 양자 관계 자체를 탄탄하게 이끌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잡한 다자 구도 속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취해야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포괄적 전략동맹인 미국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인 중국 사이에 끼여서 눈치만 보는 어정쩡한 위치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27일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 외교가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한·미동맹이 약화되면 중국이 우리와의 관계를 중시할 이유도 없다.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도 한·미동맹을 먼저 강화한 다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의 재균형정책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한국을 어느 정도 완충지대로 삼기 위해 관계 강화를 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선 먼저 한·일 관계의 개선을 모색하는 시도도 일정부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연결고리는 한·일 관계”라며 “이런 한·미 및 미·일동맹의 연결고리가 좋지 않은 상황이 중국에게 전략적인 빌미를 주게 되지 않을까 미국에서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관계가 지속적으로 악화된 상황에서 우리가 중국에게만 가까워질 경우 결과적으로 미·일동맹은 더욱 탄탄해지고 한·미동맹은 이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선 비교적 신중하게 잘 대응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평가했다. 그는 “(집단적 자위권은)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이 우리에게 분명히 도움을 줄 수 있는 측면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측면이 병존한다”며 “후방기지 및 병참 지원 등 기회요인은 충분히 살리면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요인에 대해선 미국을 통해 적절히 견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오히려 한국 외교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국면으로 몰아넣을 우려가 있다는 취지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며 최근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미·일 관계를 필요 이상으로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은 현재 한·미 관계를 거품이 빠지는 단계라고 표현했다. 이명박정부 시절 역대 최고로 좋았던 양국 관계가 박근혜정부 들어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고, 반대로 일본은 민주당 집권 시절 좋지 않았던 미·일 관계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들어 급속도로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 부원장은 “미국이 동북아에서 자신들의 전략적 구도를 만들어 가는데 한국이 얼마나 협력을 할 것인지 (미국이) 걱정하는 부분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장 성공한 군사동맹이라는 한·미동맹 관계에서 미국이 전략적 차원으로 원하고 있는데 (우리가) 주지 못하는 상황은 앞으로 껄끄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큰 그림을 그리면서도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만드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미, 한·일, 한·중 관계를 풀어나가는 해법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외 정책의 해법을 북한 문제에서 찾았다. 임 교수는 “북한이 어렵고 힘든 상대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 신뢰관계를 만들지 않으면 한·미, 한·일, 한·중 관계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중장기적으로 북한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 추진을 주문했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대외정책이 국내 정치에 함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백 연구위원은 “국내정치에 모든 에너지가 소진돼 일본과의 문제 등 대외 관계를 정립하는 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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