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장태평] 농어업개방, 경쟁력이 답이다 기사의 사진

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 정부는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기로 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총 47개국과 FTA가 발효 중에 있으며, 20여개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농어업 측면에서 본다면 앞으로 중국 등이 포함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벌써 농어업 단체들은 중국과의 FTA 협정 추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우리 농어업은 어떻게 지혜롭게 대응해야 할까.

FTA를 중단할 수 있을까. 어렵다. 첫째, 현재 세계는 250여개가 넘는 FTA가 체결되어 190여개가 발효 중에 있고,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둘째, 우리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다. 자원이 부족하고 시장도 좁아 개방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를 유지할 수 없다. 이제는 어지간한 기업들도 국내 시장이 좁다. 따라서 경제의 대외의존도는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작년에는 대외의존도가 110%에 도달했다. 그 자체의 문제는 별도로 대응해야 하겠으나 우리의 생존을 위해 FTA 등 시장 개방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농어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첫째,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둘째, 기술로 승부해야 한다. 셋째, 자본 투자를 하고 기업화해야 한다.

우리 농어업은 세계적으로 20위권 정도의 수준은 된다고 판단된다. 인건비와 지대 등이 높아 가격경쟁력이 낮아서 그렇지 기술 수준은 10위권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신감은 50위권쯤 되는 듯해 안타깝기만 하다.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이라 하여 동남아 등 인건비가 낮은 개발도상국으로 나갔다. 국내에서는 포기상태였다. 그러는 사이 선진국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 섬유산업으로 발전시켜 황금알을 낳고 있다. 농어업도 마찬가지다. 네덜란드는 우리보다 인건비가 높지만 연간 800억 달러 이상의 농식품을 수출하고 있다.

인건비나 지대에 중점을 두는 단순 농업은 중국이나 동남아에 맡기고 기술과 자본에 중점을 두는 고부가가치 농업을 발전시키자. 예를 들어 고급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중국에 수출하자. 쌀 하면 중국인 것 같지만 중국 슈퍼마켓에서 중국 쌀보다 3배 비싼 외국쌀이 팔리고 있다. 우리나라 분유는 중국산보다 훨씬 비싸지만 중국 엄마들에게 최고로 신뢰받는 인기 상품이 됐다. 중국을 우리의 식품시장으로 생각해보자. 뿐만 아니라 우리 농어민 중에서 중국에 나가 축산이나 채소, 과일 등 생산을 이끌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농어업도 아무리 어려운 위기가 몰려온다 해도 자신감을 가지고 연구하고 투자하면 기회의 산업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 우리는 불모지대와 같았던 산업 기반에서 조선 반도체 전자 통신 자동차 등 산업을 세계 일류로 만들어냈다. 농어업도 우리 실정에 맞는 분야를 집중 발전시키면 충분히 가능하다.

땅이 좁은 네덜란드는 바다를 막아 농지를 만들었다. 강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스라엘은 빗물을 잘 관리해 이를 극복했다. 그리고 농업기술 선진국이 됐다. 이들은 여기에서 축적된 간척토목 기술과 물관리 기술을 각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모든 지원이 끊기는 위기에서 경제정책을 새롭게 짰고, 농업도 모든 정부 보조를 중단했다. 그 후 뉴질랜드 농업은 더욱 발전했고 우리보다 훨씬 많은 농식품을 수출하고 있다.

우리는 한·칠레 FTA 발효 시 걱정했던 포도농업이 오히려 단단해졌고, 미국 쇠고기 수입 후에도 소의 사육 두수가 꾸준히 늘어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정부 지원이 아니라 농업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움츠리지 말고 싸워서 이겨야 한다.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민감품목을 제외한다든가 관세감축 기간을 늘리는 등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이런 속에서 정부와 농어업 지도자들은 냉철한 머리로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장태평 (전 농식품부 장관·미래농수산실천포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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