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이상봉 “창조의 시작은 진지한 관심·집중”… ‘의상에도 스토리텔링 있어야’ 신념 기사의 사진

문자를 디자인의 소재로 삼는 것은 자칫 유치해보이기 십상이다. 글자란 곧 의미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아름다움이 생명인 패션디자인의 소재로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념이었다. 특히 나름 곡선미를 찾을 수 있는 알파벳이나 한자는 모르겠지만 한글로 의상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웬만한 용기와 자신감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모든 불가능성을 멋있게 극복한 이가 바로 이상봉이다.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 시와 노래 악보를 적절히 조화시켜 한국적 미를 창조한 그는 1983년 패션디자이너로 데뷔한 이후 프랑스 파리, 상하이, 러시아를 넘나들며 한국적인 디자인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감히 생각하기도 어려운 샤머니즘을 디자인에 접목시키는가 하면 한글, 한국전통 고가구, 소나무, 전통 조각보에 이르기까지 모두 옷의 배경으로 삼았다. 의상에도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는 신념의 발로에서다.

다양한 한국문화를 패션과 접목시켜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킨 디자이너 이상봉은 지금까지 수많은 패션쇼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리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디자이너의 한 사람으로 자리 잡았다. 그 원천은 의외로 단순했다. 그는 디자인이라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공기, 먹는 물 등 등. 모든 것이 디자인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다. 단 집중과 관심을 쏟을 것을 주문한다.

박병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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