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혁신도시 등 공기업 10개 사업 전면 재검토” 기사의 사진

임대주택, 도로사업, 철도운송사업 등 정부 주도로 펼쳐졌던 공기업의 거대 사업 10개가 전면 재검토될 전망이다. 정부는 공기업 정상화를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사업 중단을 포함한 전면적인 사업 개편이 예상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10일 공공기관 부채문제의 현황과 해결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박진 조세연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은 ‘공공기관 부채의 원인과 대책’ 보고서를 발표했다. 박 소장은 “현행 사업방식을 유지하면서 사업규모를 다소 축소하는 정도로는 부채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사업추진방식의 근본변경, 사업규모 대폭 축소, 마켓테스트 등을 통한 사업 중단 등 근본적인 사업조정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세연은 사업조정 검토 대상으로 가장 먼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보금자리사업, 임대주택, 혁신도시를 꼽았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가 각각 추진하고 있는 해외자원개발사업도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대한석탄공사의 무연탄생산판매사업, 한국수자원공사의 주택·산업단지 사업, 4대강 살리기, 경인아라뱃길, 한국도로공사의 도로사업과 한국철도공사의 철도운송사업도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가 후원한 이번 토론회는 11일로 예고된 정부의 공기업 정상화 대책 발표를 앞두고 ‘군불 때기’ 성격이 짙다. 천문학적인 공기업의 부채 수준을 공개해 정부 대책의 추진 동력을 더하겠다는 복안이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에 초점을 맞춰 공기업의 허리띠 졸라매기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조세연 분석 결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관리하는 국내 공공기관의 총 부채는 565조8000억원으로 국가채무(443조원)보다 120조원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MB정부 5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12개 공공기관의 부채가 187조원에서 412조원으로 급증했다. 이 중 9개 기관은 부채에 대한 원금상환 위험이 커져 사실상 부실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2개 공공기관의 금융부채 가운데 79.9%(132조3000억원)가 MB정부의 핵심사업인 보금자리사업, 신도시·택지사업, 주택임대사업, 예금보험기금사업, 전력사업, 국내 천연가스 공급사업,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10개 사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정 건전성을 강조한 MB정부가 재정 악화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정부 정책을 추진하면서 공기업에 빚을 떠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공기업 부채는 공기업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정권이 없는 공기업 입장에선 정권 차원에서 진행된 국책사업을 위해 ‘시키는 대로’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됐지만 막상 빚을 갚을 때가 되니 정부가 모르는 척하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관련 민간전문가 간담회에서 “부채 문제와 방만경영 해소를 위한 기관장의 역할과 노력을 적극적으로 평가해 부진한 기관장은 임기와 관계없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는 “공공기관 부채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공공기관의 자구노력”이라며 “정부도 책임의 일부가 있음에도 공공기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은 부채 증가가 누구 탓인지를 따질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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