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박진석] “안녕들 하십니까” 신드롬 기사의 사진

지난 10일 한 고려대생이 쓴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가 SNS를 통해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얻으면서 하나의 사회참여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자보는 ‘철도 민영화에 따른 갈등’ ‘국정원 대선 개입과 부정선거 의혹’ ‘밀양 송전탑 사건’ 등을 다루고 있다.

이 대자보에서는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빚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과격한 비판이나 극단적 주장을 찾을 수 없다. 그저 사회 문제에 대해 평범한 어조의 비판적 질문과 함께 이런 상황에서도 모두들 안녕하시냐고 묻고 있는 따뜻한 안부 인사가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공감의 사회 현상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대립과 소통의 부재에 지쳐 있는 국민들에게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것 자체가 바쁜 일상으로 무디어진 많은 사람들의 사회적 무관심과 무감각을 각성시켜 주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깨어난 관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중(多衆)들의 참여의 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식정보화 사회에서의 의사결정과 여론 형성, 사회참여 운동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이전 MB정부 때 촛불집회도 이런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 주었던 사례였다. 사회 이슈에 대한 의사결정과 여론이 소수의 리더들이나 특정 엘리트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들의 인터넷 등을 통한 자발적, 창의적 참여와 소통에 의해 형성되는 다중지성(多衆知性)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젊은 세대 의견에 귀 기울여야

소통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는 분명한 증거들을 보면서도 혹여 이전 정부가 보여준 소통의 미숙함을 이번 정부에서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 염려스럽다. 변화된 시대의 여론 형성과 의사소통의 패러다임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지도자들은 젊은 세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신드롬을 촉발시킨 대자보는 1970∼80년대 민주화 투쟁 때 많이 보았던 소통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SNS와 결합돼 빠르게 확산된 것은 최근 우리 사회의 복고적 경향과 함께 과거와 첨단이 새로운 차원으로 융합된 신종 소통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후안 만’이라는 호주 사람의 인터넷 동영상에 의해 프리 허그(Free Hug)라는 캠페인이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된 적이 있었다. 거리에서 프리 허그 피켓을 들고 포옹을 원하는 불특정 다수에게 진심 어린 포옹을 함으로써 현대인들의 메마른 정신적 상처를 감싸고 보다 평화로운 가정과 사회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운동이다. 단순한 위로의 스킨십이 세계적인 캠페인이 된 것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과 그 속에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따뜻한 관심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면에서 서로 주목하는 사회적 이슈는 다르지만 프리 허그 운동과 안녕 신드롬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진심을 담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진정한 소통의 시작이다.

마음의 안녕 주시는 예수님

천사들은 성탄을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고 노래했다. 그러나 성탄의 12월에 이 땅은 평화와는 거리가 먼 듯하다. 북쪽에서 들려오는 비참한 소식들은 더욱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안녕하지 못한 이 땅의 백성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안식의 말씀이 여기에 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 11:29∼30) 마음의 쉼은 세상의 것이 아닌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만이 주실 수 있는 천국의 안녕을 말한다. 성탄의 주인공 되시는 예수님의 가르침, 곧 성경 말씀의 멍에를 메고 배움으로 세상이 줄 수 없는 마음의 안녕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박진석 (기쁨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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