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이영훈] 섬김과 나눔 실천하는 삶 기사의 사진

얼마 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 주최로 열린 ‘2013 희망나눔 박싱데이’ 행사에 참석했다. 희망 박스 1만8000개에 18억원 상당의 생활필수품을 넣어 서울 25개 구청을 통해 독거노인, 영세민, 다문화가정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행사였다.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사랑을 듬뿍 담은 희망 박스를 만드는 데 동참했다. 이런 섬김과 나눔을 통해 국민 모두가 따뜻하게 겨울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세계적인 장기 불황의 골이 깊어짐에 따라 각종 시설을 찾는 발길이 현저히 줄었다는 소식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매달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한쪽에서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135만7000명에 이르고, 차상위계층도 수백만명에 이를 정도로 경제적 궁핍에서 허덕이는 사람이 많은 실정이다.

‘2013년 가구 금융 복지 조사’에 따르면 가계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절대빈곤 가구가 179만5000가구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많이 창출함으로써 저소득층의 생활을 돕고 효율적인 복지정책으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정책도 필요하겠지만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주변의 불우한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전사회적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일상적 기부는 참 기쁜 소식

그렇지만 희망의 씨앗도 발견하게 된다.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이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 지 몇 달 안 됐는데 ‘미리내 가게’ 운동이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들고 있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서스펜디드 커피란 커피점에서 한 손님이 자신의 커피 값 외에 몇 잔 값을 더 치르고 가면 나중에 그 커피점에서 손님이 기부한 범위 내에서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미리내 가게는 서스펜디드 커피점과 같은 개념으로 실생활에 보다 밀접한 중국집 미장원 이발소 목욕탕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이 동참하고 있다. 거액을 기부하지 않고도 일상생활에서 실질적인 섬김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산속의 맑은 약수는 계속 퍼내면 늘 새 물이 솟아오르지만, 퍼내지 않고 그대로 두면 낙엽이나 여러 부유물과 함께 썩어가기 마련이다. 성경은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야훼께 꾸어 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 주시리라”(잠 19:17)고 말한다. 최초의 기독교 공동체에서는 굶주려 죽는 사람이 없었는데 그 비결은 여기에 있었다. “그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으니 이는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그들이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줌이라”(행 4:34∼35). 조금 더 가진 사람들이 나눌 때 없는 사람들도 크게 부족하지 않게 된다.

훈훈한 예수님 사랑 나누길

경제 불황으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섬김과 나눔의 온도는 더욱 높아져야 한다. 우리 주위의 헐벗고 굶주리고 소외된 사람들이 추운 겨울에 몸과 마음과 영혼을 시리게 하는 찬바람을 이겨낼 수 있도록 사랑 실천이 더 풍성히 일어나야 한다. 매년 이맘때면 성탄을 맞아 불우이웃을 섬기기 위한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등장한다. 길거리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들으며 우리 마음에 사랑과 섬김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기를 희망한다.

언제나 무명의 고액 헌금자가 나타나는데 올해는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한국교회를 중심으로 온 국민이 다 참여하는 사랑의 나눔 운동이 되기를 소원한다. 그리고 이 사랑과 섬김의 종소리가 멀리 북녘 땅까지 울려 퍼져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 주시고자 이 땅에 오신 예수님 사랑을 나누는 훈훈한 성탄절과 연말이 되기를 기원한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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