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틀에 갇힌 한국사회] 코레일 손익구조 들여다보니… 빚 17조6000억, 年 5000억 손실 기사의 사진

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부채 때문이다. 코레일은 지난 6월 기준 부채 규모가 17조6000억원, 부채비율이 433.9%에 이를 정도로 빚이 심각하다. 정부와 노조 측은 ‘흑자노선만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 등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노선에서 흑자가 나고 손해를 보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코레일은 해마다 적자가 수천억원에 이른다. 영업적자가 점차 줄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에도 3384억원이나 됐다. 2005년 공사 출범 이후 연평균 적자가 5000억원이다. 적자 누적으로 쌓인 부채는 2020년 2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부채가 이렇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코레일 측은 ‘투자’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전체 채무 가운데 5조4000억원을 공항철도 인수와 차량 구입에 썼다는 설명이다. 공사 출범 이후 영업 손실로 인한 부채도 4조6000억원에 이른다. 코레일은 “투자로 인한 부채는 오랜 기간에 걸쳐 회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산 개발 사업 무산으로도 약 2조4000억원의 빚을 떠안았다.

정부는 인건비 부담에 주목하고 있다. 매출액에 비해 인건비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코레일의 총인건비는 1조9935억원으로 매출액의 46.3%였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코레일의 영업비용 대비 인건비는 2006년 44.4%, 2008년 47.5%, 2010년 44.9% 등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과잉인력이 경영악화를 초래하는 원인’이라는 게 정부 주장이다. 특히 공사 출범 이후 적자 속에서도 인건비를 연평균 5.5%씩 올렸다는 점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반면 노조 측은 “다른 나라의 철도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낮고 노동생산성도 높은 편”이라고 반박한다.

더 큰 문제는 영업 적자가 정확히 어디서 발생하는지를 코레일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모른다는 것이다. 상위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에 각 부문과 노선마다 수익에 관한 보고를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철도는 시스템 사업이라 분리가 어렵다’ ‘사업장이 전국에 있어 분석이 불가능하다’ 등의 핑계를 대고 제대로 된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낙하산 사장과 코레일 내 ‘철도 마피아’가 오랜 기간 독점을 누려온 데 대규모 부채의 배경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연혜 현 사장과 신광순 초대 사장(2005년 1∼5월)을 제외하고 코레일 출범 이후 사장 4명은 모두 외부 출신이었다. 코레일의 처장급 이상 간부 10명 중 8명은 철도고·철도대 출신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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