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글로벌포커스

[글로벌 포커스-이종원] 미국 여성대통령의 꿈

[글로벌 포커스-이종원] 미국 여성대통령의 꿈 기사의 사진

전 세계적으로 여성지도자들이 정치 전반에 떠오르고 있다. 작년 이때 우리는 처음으로 여성대통령의 당선을 보았고, 금년 9월엔 독일 메르켈 총리가 3기 연임에 성공하였으며, 멀리 칠레에서는 15일 미첼 바첼레트가 재집권에 성공하였다. 이로써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남미 주요 3국에서 모두 여성대통령이 탄생했다. 여성대통령과 총리를 일찍부터 경험한 유럽 외 지역에서 여성지도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독립 당시부터 민주주의 가치 실현을 목표로 하였고, 대통령제를 최초로 수용한 미국에서 아직 여성대통령이 탄생하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2016년 여성대통령 대망론이 다시 움트고 있다. ‘힐러리 로댐 클린턴(65)’ 전 국무장관이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힐러리는 6월 트위터계정을 열고 국민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은 그녀를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차기 후보로 보고 있다. 5월의 ‘퍼블릭 폴리시 폴링(PPP)’에서 민주당 지지자 63%가 힐러리 전 장관을 차기 민주당 후보로 지명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현 J. 바이든(70) 부통령은 겨우 13%만 지지를 받는 정도다.

그녀는 여러 측면에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될 수 있는 자질과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첫째, 다른 여성 정치인들이 갖지 못한 퍼스트레이디, 상원의원, 국무장관이라는 화려한 정치적 경력을 갖췄다. 둘째, 당내 중도파로 다양한 계층을 포용할 수 있다. 물론 당내 진보적 좌파 그룹을 묶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최근에 힐러리의 흑인 커뮤니티에의 접근은 이런 의미에서 주목된다. 2008년의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흑인사회와의 유대 회복에 집중하고 있으며, 국무장관 재직 시 보여준 충성심이 흑인사회의 지지를 얻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셋째, 여성 후보들이 결여했던 선거자금 모금 능력과 미디어 노출에서 탁월하다. 미디어의 지속적 관심을 받고 있고, 1회에 20만 달러라는 강연료 수입도 상당하다. 또 ‘슈퍼 PAC(정치행동위원회)’인 ‘레디 포 힐러리’도 선거자금 확보를 위해서 활발히 뛰고 있고, 할리우드로부터도 막대한 정치후원금을 약속받고 있다. 넷째, 정권재창출을 바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말 “미국에서도 여성대통령이 곧 나올 것”이라는 희망을 내비치며, 과거 선거참모들이 힐러리 캠프에 자리 잡는 것을 묵인하고 있다. 다섯째, 여성후보로서 여성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고 있다. ‘에밀리의 명단(Emily’s List)’이라는 PAC은 여성대통령을 위한 인터넷 소액 모금 운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 회장인 S. 쉬리옥은 이제 미국이 여성대통령을 가질 준비가 되었다고 강변한다. 이와 같은 매우 호의적인 정치 환경 속에서 힐러리는 자신의 100만 팔로어들에게 “내년엔 할 일이 참 많다”는 성탄절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그럼에도 대선은 긴 여정이고 현실은 불확실하다. 그녀가 넘어가야 할 산들이 아직 많다. 우선 당내 진보적 여성과 흑인의 지지를 받는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의 도전을 물리쳐야 한다. 둘째, 가을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풀 꺾이기 시작한 대세론을 재점화시켜야 한다. 최근 실시된 4개 여론조사(매크라치-마리스트, 퀴니피액대, PPP, CNN/ORC) 중 3개에서 힐러리는 공화당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1∼3% 역전당했다. 물론 크리스티의 최근 뉴저지 주지사 선거 압승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갑자기 힐러리의 대세론에 급제동이 걸리는 형국이다. 셋째, 11월 초 NBC/WSJ 조사에서 그녀의 인기도가 종전 56%에서 46%로 떨어졌는데,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도에 동조된 결과로 향후 오마바 정부의 정책교착과 자신을 분리해 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과연 힐러리는 당내 도전, 지지율 역전, 오마바 동조 등 대선 암초들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인가? 여성대통령을 위한 길은 열릴 것인가? 2014년의 미국 정치 전개가 자못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이종원 가톨릭대 행정학 교수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