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이선우] 엄격하면서도 존경받는 국회 기사의 사진

신문이나 TV 뉴스를 보지 않은 지 벌써 3개월은 지난 것 같다. 과거에도 뉴스를 보기 싫었던 기억이 있고, 특정 방송이나 신문을 보지 않았던 경험도 있다. 이는 필자에 국한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정도가 지나쳐 인터넷 포털에서 제공하는 뉴스조차 애써 눈길을 피하려고 한다. 특히 국회에서 일어나는 볼썽사나운 일들을 보기 싫었던 것이 그 이유라면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굳이 정치실종이라고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정치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조차 잊어버린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국회가 모처럼 전국철도노조의 파업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고 여야 의원들이 함께 웃는 모습으로 언론 앞에 섰다. 이처럼 정치적 쟁점들에 대한 신속하면서도 정제된 내용으로 여야 합의를 이루어 국민들에게 그 내용과 향후 기대되는 효과에 대해 설명하는 진지함을 보여야 하는 것이 국회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겠는가. 금번 철도파업 과정에서 보여준 국회의 대응은 실로 오랜만에 국가의 안녕과 국민 안위를 위한 국회 역할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번 합의사항이 진정으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를 두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쟁점은 수서발 KTX의 민영화 여부가 아니라 한국철도공사의 경영 합리화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민영화 이슈가 제기된 가장 큰 이유도 철도공사 측의 누적된 적자 해소와 경쟁력 향상에 있었던 것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신설될 예정인 철도산업발전소위는 민영화 방지라는 겉으로 드러난 대증적 이슈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민영화는 철도공사의 경영 합리화를 위한 다양한 대안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 개혁 문제도 마찬가지 논리다. 대선 불복이나 부정선거가 쟁점 사항은 아니지 않은가. 국정원이 제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미션과 비전을 재설정하고 그에 부합하는 조직 구조와 관리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국회가 국정원 이슈를 애초에 제기한 본연의 목적일 것이다. 국회 국정원개혁특위는 이 목적에 충실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의 대선 관련 논란은 없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쟁만으로도 국력 낭비가 너무 심했다.

국회는 정부의 문제해결 노력을 측면 지원하는 한편 공익 차원에서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거나 소외받는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정부의 일처리 과정을 견제하고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여야로 나뉘어 국민이나 공익적 입장보다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기 때문에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철도파업 상황에서도 국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절차와 형식상의 엄격성을 보였으면 더욱 빛이 나고 존경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즉 합의서에 서명한 협상의 주체들 중 한 축인 철도공사가 빠진 것은 옥에 티라고 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국회는 조정자 역할을 자임한 것이지 이해당사자로서의 협상 대표는 아닌 것이다. 이해당사자들을 모두 포함한 합의서라면 실행력도 그만큼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절차상의 문제까지도 세심하게 따져보면서 군림하는 국회,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국회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와 존중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새해다. 올해에는 좀 더 솔직한 국회가 되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미래의 꿈으로 정치인을 그려보는 많은 어린이들이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이선우(한국방송통신대 교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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