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바둑, 뇌 기능 향상에 도움된다 기사의 사진

옛 미국 영화 ‘레인맨’은 중증 자폐아이면서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킴 픽(Kim Peek·1951∼2009)의 특별한 삶을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킴 픽은 보통 사람이 3분에 읽을 리포트를 단 40초에 읽고 98%를 기억했습니다. 그는 모든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 한번에 외워버렸습니다.

과연 킴 픽의 뇌 속에는 우리 일반인과 다른 무엇이 있었던 것일까요. 과학자들은 그 베일을 벗기기 위해 오랜 기간 소위 뇌의 특별한 기능을 연구해 왔습니다.

바둑기사들의 직관적 판단력에 대한 연구는 그중 하나입니다. 바둑기사들은 고도의 훈련을 반복함으로써 일반인이라면 알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패턴도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특별한 뇌 회로를 갖게 됐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팀은 한국기원 소속 바둑기사 17명의 뇌 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일반인 16명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관찰했습니다. 바둑기사들의 경력은 평균 12.4년이었습니다.

그 결과 바둑기사들은 일반인에 비해 직관적 판단을 하는 데 관여하는 ‘편도체’와 ‘안와 전두엽’ 부위가 많이 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바둑기사들은 직관적 판단을 하는 뇌 조직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잘 연결돼 있어 하나의 자극에 대해 일련의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이 일반인보다 ‘한 수 위였다’는 뜻입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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