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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차창훈] 우려되는 淸日전쟁 120주년

[글로벌 포커스-차창훈] 우려되는 淸日전쟁 120주년 기사의 사진

2014년은 1894년 청일전쟁 120주년이다. 그런데 120년 전의 역사가 반복될 징후가 보인다. 보통국가화를 천명한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지난 26일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였다. 중국은 물론 한국, 미국, 유럽연합 등은 아베의 참배에 대하여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명했고 일본은 외교적인 고립에 처해졌다. 아베의 이번 참배는 자국 내에서 하락하는 지지율 반등 등을 겨냥한 행보이지만, 그동안 그가 피력해온 우경화 정책을 고려할 때 매우 우려되는 바이다. 나아가 현재의 중일 관계 악화가 지속되어 장기적으로 동북아의 불안정을 가져올 구조적인 요인으로 발전할 수 있기에 120년 전의 역사를 상기하게 된다.

현재 중·일 양국의 가장 첨예한 사안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이다. 이 열도는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점령하였지만, 2차 세계대전 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참여하지 못한 중국으로 귀속되지 못하였다. 미국은 1972년 오키나와와 함께 이 열도를 일본에 반환하였는데, 현재 일본의 실효적 지배 하에 있다. 최근 수년간 이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중국은 일본의 실효적 지배 및 2012년 9월 말 국유화 조치에 맞서 무력시위로 대응하였다. 중국은 2013년 3개 함대를 동원하여 미야코(宮古) 해협을 지나 서태평양 일대에서 원양훈련을 5회 이상 실시하였고,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 문제를 둘러싼 언급을 통해서 “중·일 간에 이미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으며 전쟁을 준비하는 단계로 돌입했다”고 언급한 바가 있다.

중일 간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이 무력 충돌로 발생할 개연성을 높인 사건은 지난해 11월 23일 중국이 동중국해 상공에 선포한 ‘방공식별구역(ADIZ)’이다. 중국의 ADIZ는 한국 관할인 이어도, 일본과 영유권 분쟁이 첨예한 센카쿠·댜오위다오 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상공을 포함한다. 사실상 공해 지역에서 타국의 항행 자유를 제한하는 이 조치는 이 구역으로 진입하는 비행체가 국적과 비행 계획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을 시에 선포 당사국은 비행체를 통제하게 된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국력 증대와 함께 해상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의도이며, 동시에 센카쿠·댜오위다오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약화시키고 서태평양에 대한 중국의 장기적인 접근권을 확장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ADIZ 선포를 계기로 이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상시적으로 존재하는 시기로 진입하였다.

최근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지난 10년 이래 최대 규모인 35억 달러에 달하는 Su-35 전투기 24대와 라다급 잠수함 4척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한 중국 해군은 합동 훈련을 통해 서태평양에서의 작전 수행 능력을 과시하고 활동 반경을 확대하여 왔다. 특히 지난 10월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한 직후인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서태평양에서 기동-5호 훈련을 실시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7월에 열린 8차 정치국 집단학습에서 해양강국 건설이 경제의 지속적 발전과 국가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실현하는데 중요함을 지적한 바가 있다. 중국의 해상으로의 국력 투사 과정에서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우경화되는 아베 정부를 중국을 상대할 동북아의 대리인으로 내세우는 정책 수행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즉, 중국의 부상을 미·일 동맹을 통해서 봉쇄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한·미 동맹도 미국의 이러한 대 중국 전략에 포함될 수도 있는데, 식민지 지배 시대에 대한 진정성 있는 역사적 반성이 선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변 국가들의 존중을 받는 일본의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이 난제임을 미국은 주지해야 한다. 일본의 보통국가화와 우경화 그리고 중국의 강대국화와 해양 진출이 비극적인 결과로 21세기에 재현되어서는 안 된다. 이 국가들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현명한 공조와 조율이 필요한 시기이다.

차창훈(부산대 교수·정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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