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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감 스포츠] 소치를 향한 춤사위

[즐감 스포츠] 소치를  향한  춤사위 기사의 사진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누각 중 하나인 향원정은 연꽃 향기가 멀리 퍼진다는 북송 주돈이의 시에서 이름을 따왔다. 120년 전인 1894년 겨울 향원정 연못에서 이색 행사가 열렸다. 고종과 명성황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 땅에서 처음 외국 선교사들의 피겨스케이팅 시범이 펼쳐진 것. 이날 향원정에는 서구의 외교관 부부들이 다수 참석했다고 전한다.

당시 ‘날 달린 구두’를 신고 얼음을 지치는 이색 풍경을 ‘빙예(氷藝)’ ‘빙족희(氷足戱)’라 불렀다. 난생 처음 피겨스케이팅을 지켜본 고종은 선교사들이 미끄러져 넘어질 때마다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당시 법도대로 향원정에 드리운 발 뒤에서 구경하던 명성황후는 “남녀가 손을 잡았다 놓았다 하는 게 꼭 사당패와 색주가들 같구나”라며 처음에는 못마땅해했다고 한다. 하지만 명성황후는 이후에도 그들을 궁궐로 다시 불러 스케이트를 타게 할 만큼 관심이 컸다. 명성황후는 이듬해인 1895년 10월 8일 향원정 앞 건천궁에서 일본 낭인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다. 시신은 불태워져 향원정 연못에 뿌려졌다.

내달 열리는 소치 동계올림픽의 꽃인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에서 김연아가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알려진 대로 최대 라이벌은 일본의 아사다 마오다. 김연아가 카타리나 비트(독일) 이후 26년 만의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해야 되는 또 다른 이유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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