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김훈] 노사정위, 공공특위 설치를 기사의 사진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금년에 임금체계 개편과 근로시간 단축 등 산적한 현안들이 있다”면서 “경제회복의 불씨가 살아나는 중요한 시기에 노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꼭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아울러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제안한 사회적대타협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이미 구성이 되어 있는 노사정위원회에서 충분히 모든 문제들을 논의하면 된다”며 일선을 그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에 화답해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임금체계 개편과 정년연장, 근로시간 단축, 사회안전망 등 논란이 되고 있는 고용·노동 이슈들을 포괄해 올해 안에 패키지딜 방식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하지만 노동계를 대표하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모두 노사정위에 불참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주요 노동현안에 대한 패키지딜 방식의 사회적 대타협이란 그저 공허한 구상이나 바람에 그칠 공산이 크다.

철도노조의 파업에 ‘법과 원칙’에 입각한 강경 대응으로 일관한 정부는 새해 들어 공공기관 개혁에 바싹 고삐를 죄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연말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실행계획’을 확정짓고 ‘공공기관 부채감축계획 운용 지침’과 ‘방만경영 정상화계획 운용 지침’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LH, 수자원공사, 철도공사 등 부채중점관리 대상 18개 공공기관은 이달 말까지 사업구조조정, 자산매각, 경비절감, 수익창출 극대화 등 부채감축을 위한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이 포함된 부채감축계획을 공공기관 정상화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또한 마사회, 인천공항, 부산항만공사 등 방만 경영 중점관리 대상 20개 기관은 이달 말까지 제각기 방만 경영 정상화 계획을 작성하여 이 역시 공공기관 정상화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공공부문은 양대 노총의 주력 노조들이 포진되어 있다. 문제는 방만 경영 정상화 계획의 대부분이 노사 간 단체협약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노조의 협력이나 동의 없이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업구조조정은 고용조정이나 배치전환 등 인력구조조정을 수반하는 만큼 정부와 사측 주도로 강압적이며 일방적으로 추진될 경우 노조의 강력한 반발과 또 다른 파업 사태가 우려된다. 따라서 공공기관의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기되는 노사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할 기구가 필요하며 그러한 소임을 감당하기에 가장 적절한 기구는 바로 노사정위원회다.

정부는 뚜렷한 명분을 갖고 있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고비용·저효율 체제를 개혁하겠다는데 토를 달 국민은 한 사람도 없다. 정부는 민주노총 본부 강제 진입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양대 노총에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것을 요청해야 한다. 양대 노총은 사회적 대화의 주체이지 설득의 대상이 아니다. 양대 노총은 특정한 개별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 증대에 기여한다는 책임 의식과 합리적인 대안을 갖고 사회적 대화에 마땅히 참여해야 한다. 이를 외면한다면 국민으로부터 거센 비난과 지탄을 받더라도 그것은 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공공기관의 개혁은 박근혜정부가 제시한 핵심 국정과제다. 공공기관의 주인은 세금을 내는 국민이지 대리인인 정부가 아니다. 국민들은 이번에야말로 공공기관의 개혁이 제대로 추진되기를 바란다.

그간 역대 정권에서도 공공기관의 개혁을 추진해 왔지만 낙하산 인사로 임명된 기관장과 노조의 담합으로 인해 큰 성과를 내지 못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공공기관의 개혁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그 내용을 정확하게 국민에게 알리는 것도 노사정위원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다. 노사정위원회에 공공기관 개혁 특별위원회의 설치를 촉구한다.

김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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