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을 치른 수험생의 대학 입학 전형이 마무리 단계다. 이에 따라 합격을 알리는 펼침막이 고교 정문이나 마을 입구 등 곳곳에 걸리고 있다.

그런데 펼침막의 내용이 한결같이 명문대학 위주다. 서열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비명문 대학과 지방대학은 기타 대학으로 숫자만 표기한다. 고교 입장에서는 선배들의 진학 열기를 이어가고 학부형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 설치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펼침막은 비교육적이다. 펼침막에 쓰여진 명문대학 합격 선배들의 이름이 과연 재학생들에게 학구열을 불어넣을까. 명문대학에 진학한 사람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학생들은 박탈감을 느낀다.

오히려 펼침막은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는 데 일조하고 사교육을 은근히 부추긴다. 학생들로 하여금 출신 학교의 위신을 생각해서 자신의 적성과 희망을 버린 채 명문대학의 학과를 선택하게 만든다. 앞으로는 대학 입학을 축하하고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격려가 될 수 있는 펼침막이 걸리기를 기대한다.

라순자(경남 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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