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글로벌포커스

[글로벌 포커스-이종원] 美 중간선거와 제3세력

[글로벌 포커스-이종원] 美 중간선거와 제3세력 기사의 사진

‘안철수 신당’ 창당과 한국 정치지형 변화 가능성을 보면서 현 미국 정치에서의 제3세력의 도전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된다. 이는 금년 중간선거에서 국민들의 정치 불신과 어려운 경제 현실에 따른 좌절감,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정치신인, 새로운 정치세력, 무당파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1월 21일 시애틀에서 신선한 소식 하나가 들려왔다. 시의회 선거에서 사회대안당 소속 크샤마 사완트 후보가 16년간 재임한 민주당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제3당 당원 한 사람의 작은 승리가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 양당 체제를 허물 수 있는 것은 아니나 새로운 흐름의 전조일 수 있기에 주목된다. 다가오는 중간선거에서 정치지형의 변화를 가져올 몇 가지 흐름들이 있다. 우선 미국인들의 80% 이상이 정부를 믿지 못하고 있으며, 65%가 정부 시스템의 효과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하고 있는데, 이는 2000년대 들어와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공화당원과 무당파의 불신과 불만이 그만큼 높아진 까닭이다.

둘째, 오바마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가 46∼48% 정도로 이전 대통령들에 비해 매우 낮다. 대통령의 5년차 직무수행 평가에서도 민주당원 82%, 공화당원 11%가 긍정하고 있어 정당 간 격차가 71% 포인트에 이르는데, 이는 로널드 레이건 이전의 평균 34% 포인트, 그 이후의 58% 포인트 정도에 비해 엄청나게 큰 격차다. 집권기간 평균적으로도 오바마의 직무수행 평가가 가장 낮다. 그만큼 정당 간 정치적 양극화, 분절화가 심화되었다는 증거다.

셋째, 미국 하원 선거구민들의 46%만이 자신의 지역구 의원들이 재선될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199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금년 중간선거에서의 상당한 변화를 암시해주고 있다. 과거 1994년, 2006년, 2010년의 중간선거에서도 선거구민들의 현직 의원들에 대한 재선 긍정도가 41% 혹은 그 이하에 불과했었는데, 실제 선거에서 현직 의원들이 대거 낙선한 바 있다. 넷째, 국민들이 보기에 미국 정부와 경제가 가장 큰 문제로, 대통령과 의회가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보는데 재정절벽, 연방정부 셧다운을 경험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경제가 호전되지 않고 있어 국민 불만이 중간선거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미증유의 정부불신, 정치적 양극화, 대통령의 낮은 직무수행 평가, 국민들의 현직 의원 교체 희망 분위기 속에서 중간선거는 현 정치지형을 상당히 변모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심화된 정치적 양극화를 완화해주고, 굳건한 양당 체제를 위협하는 효과적인 중도 성향의 제3당 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어느 정도 무당파의 약진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 리버테리안, 녹색당, 헌정당 등 나름의 현존 군소정당들이 있지만 이들과 무당파가 대통령 선거, 주지사 선거 상하원 선거에서 당선된 경우는 손꼽을 정도였다. 1990년대 이후의 선거에서 6명의 주지사와 4명의 상원의원만이 제3당과 무당파에서 나왔을 뿐이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전무하다. 1912년 진보당의 시어도어 루스벨트(27.4%), 1968년 미국독립당 조지 왈라스(13.5%), 1992년 로스 페로(18.9%), 2000년 녹색당의 랄프 네이더(2.74%) 후보가 일정한 성과를 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정치에서 제3당과 무당파는 효과적 대안세력이 아니라 주요 정당들의 득표를 빼앗고 전선을 혼란시키는 ‘훼방꾼(spoiler)’에 다름 아니라고 보지만, 새로운 정책 이슈와 가치들의 제기자로 기능해 왔다는 것도 사실이다. 여성 투표권, 상원의원 직접선거, 최저임금제, 사회복지 확대, 주 40시간 근무제 등이 제3당 세력의 주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금년 중간선거에서도 미국 정부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정책 과제들에 대해 새로운 대안과 가치를 제시하는 참신한 후보와 세력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이종원 가톨릭대 행정학 교수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