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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하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사립대 10분의 1 수준 등록금… 부담없이 학위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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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급 이상 공무원 중 가장 많은 숫자가 졸업한 대학은 어디일까? 서울대도 연·고대도 아닌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다. 국가 인재 데이터베이스(DB)에 등재돼 있는 인물의 출신대학을 따져도 방송대는 4위에 올라 있다. 취업 후 입학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지만 한국 최고의 사회재교육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방송대의 위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방송대는 국내 유일의 국립 원격대학이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이들에게 고등교육 기회를 줘 인재를 양성하고 평생교육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1972년 설립됐다. 5개 단과대학(22개 학과·2개 학부)과 2개 대학원(18개 학과·6개 전공)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재학생 수는 15만5000여명, 졸업생은 56만4000여명. 대학원 재학생은 1700여명, 졸업생은 2100여명이다.

국제적으로도 뛰어난 원격강의 경험과 인프라를 갖고 있어 세계 10대 원격대학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영국에서 원격교육이 시작된 해가 1971년인데 그로부터 1년 후에 방송대가 문을 열었다. 지난해만 해도 수십년간 쌓아온 방송대의 원격교육 경험을 배우기 위해 몽골 가나 방글라데시 등의 교육계 인사들이 방문했다. 방송대가 원격교육 분야에서도 한류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방송대의 사회적 기능=방송대가 일반적인 4년제 대학과 비교해 우위를 갖고 있는 점은 적지 않다. 당장 등록금이 4년제 사립대의 10분의 1 수준이다. 큰 부담 없이 4년제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너무 많아 구조조정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대학의 현실을 봐도 방송대의 장점은 두드러진다. 언제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을 실현한 데다 오프라인 학습관리가 병행돼 교육의 규모와 수준을 유지하는 데 용이하다.

교육계에선 과도한 입시경쟁과 학벌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방송대의 역할이 적지 않다고 평가한다. 국민 누구나 학습 의지만 있다면 입학이 가능하고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대학이기 때문이다. 정보 혁명에 따른 변화와 고령화 시대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유용하다. 원격교육의 경험을 활용해 향후 평생학습 시대를 준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교육 소외 문제 해소에도 방송대는 앞장서고 있다. 세계적 IT기업 구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유튜브를 통해 대학교육 콘텐츠를 개방했다. 또 성인 학습자를 위한 교육자료 개방(OER·Open Educational Resources) 서비스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용자들은 방송대의 강의 동영상 콘텐츠는 물론 국내외 유수 대학·기관에서 만든 다양한 형태의 교육 자료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스터디 그룹 활성화로 능률 향상=무엇보다 방송대가 다른 대학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은 자발적 학습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방송대의 ‘학습공동체’다.

방송대에는 법학과의 ‘청심’, 일본학과의 ‘마로니에 풍경’, 환경보건학과의 ‘그린피스’, 문화교양학과의 ‘송파’ 등 1500여개 스터디 그룹이 지역과 학과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스터디 그룹마다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300명이 넘는 회원이 있다.

그린피스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세대로 구성돼 있으며 학년 당 15명 내외로 수업이 진행된다. 청심은 평일 저녁 스터디로 직장인 비율이 높다. 공무원과 법조계 관계자가 많아 전문적인 수업이 진행된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어 동문들과 유대관계도 끈끈하다. 이에 비해 마로니에 풍경은 평일 낮에 이루어지는 스터디로 주부나 노년층의 참여가 많다.

스터디 그룹이 활성화된 이유는 무엇보다 원격대학이라는 특성상 학생들의 학습이 ‘학습공동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 중심의 교육’을 전개하기 위한 방송대의 제도적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학생들은 전국 14개 시·도 지역대학과 35개 시·군 학습관과 최적의 교육환경을 갖춘 지역 캠퍼스의 원격영상 전용 강의실, 멀티미디어 도서실 등을 ‘스터디 그룹 공부방’으로 활용하고 있다.

방송대는 또 체계적인 스터디 그룹 운영 지원과 학습공동체 구성원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돕기 위해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각 과별 학생 수 상위 5개 스터디를 선정, 대면·서면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를 토대로 스터디 그룹의 활성화 방안과 함께 대학 홍보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학교 관계자는 “스터디 모임은 학습과 친목을 다지는 등 방송대의 풀뿌리 인맥의 근간이 된다”고 말했다.

◇멘토링이 강한 방송대=온라인 교육은 많은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적지 않다.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고 교수와 학습자, 혹은 동료 학습자 간 스킨십이 부족하다. 방송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튜터 제도와 멘토링 제도를 적극 운영하고 있다.

튜터 제도는 학생과 교수 사이에서 ‘조교’ 역할을 하며 학생의 학습 성취도를 높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일반대학에서 조교는 교수의 연구와 사무보조 역할을 하지만 방송대 튜터는 학생의 학습능력 증진을 위한 지원이 주 임무다. 교수가 아니라 학생 입장에서 일을 한다.

신입생과 편입생을 대상으로 학과 튜터를 지정해 1대 1 학습 상담을 해주고 웹 강의마다 사이버 튜터를 붙여 학습 진도를 점검한다. 튜터는 석·박사 학위자들로 구성되며 현재 학과 튜터 255명, 지역대학 튜터 126명, 사이버 튜터 12명 등 393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게시판이나 토론방을 통해 온라인 학습 상담과 학습 지도를 하며 오프라인에서 직접 강의도 한다. 또 시험 기간에는 기출문제 해설 등 시험공부를 돕기도 한다.

멘토링은 성공적인 대학생활의 정착을 도와주는 제도다. 신입생과 편입생을 대상으로 선배 학생과 졸업생이 멘토가 되어 후배 재학생을 지원하고 이끌어준다. 멘토는 2400여명, 멘티는 1만7000여명이다. 멘토 한 명당 멘티가 2∼5명 꼴이다. 학교 관계자는 “멘토링·튜터제도만 잘 활용해도 학업을 따라가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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