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박주원] 과학수사정보대학 설립해야 기사의 사진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은 대한민국 정보기관에 근무하는 요원의 충원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현대사회는 정보화 사회다. ‘정보’가 국가를 이끄는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정보 중에 필요한 것을 주체적으로 분별하고 옳고 그른 정보를 가려내는 일은 막대한 양의 정보가 수용되고 각색되면서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국제화, 개방화 시대가 심화되고 있는 요즘 정보의 정확하고 신속한 수집·분석·생산에 대한 활용 대책이 절실하다.

우리나라 국가기관에는 많은 인력이 정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크게는 국가정보원이 있고 대검찰청에는 범죄정보기획관실이 있으며 경찰청에는 정보국이 있어 내로라하는 베테랑 정보·수사 요원들이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보가 힘이고 경쟁력이고 승리의 관건이며 국력이다. 디지털 시대에 첫 번째 승패 요인은 정보관리 능력이다. 쏟아지는 정보를 빠르게 입수해서 정확하게 분석 처리하는 것에 승패가 달렸다. 정확한 정보는 국가 안보와 경쟁력, 사회질서 유지와 직결된다.

남북 대치 상태에서 안보를 위한 정보전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으며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글로벌 시대에 경제 정보의 수집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또한 각종 범죄가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범죄정보의 수집·분석·생산의 필요성은 점점 증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수한 정보요원의 충원이 무엇보다 가장 절실한 과제다.

핵심 정보를 흡수, 통합, 응용할 수 있는 사람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한마디로 세련되고 정제된 진정한 정보맨을 양성하자는 것이다. 지금 국가기관의 필요한 정보인력 양성은 경찰의 경우 경찰대학과 연수원 등이 있긴 하지만 체계적인 교육기관은 아니다. 물론 검찰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임용시험을 통해 단기간의 교육이나 실무를 통해 정보 파트에 근무하고 있다.

인간의 생명을 담보하는 환자의 수술은 의과대학을 나온 전문의가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명운을 다루는 정보 요원을 양성하는 대학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 이를 양성하는 특성화된 대학을 설립하여 전문성을 가진 정보맨을 키워야 한다. 만약 국가정보원이 정보 요원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대학을 만들어 체계적이고 세련된 교육을 받은 요원들을 일찍이 양성했더라면 댓글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정보 요원들 중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정보를 팔아 사리사욕을 채우는 일도 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도 옳고 그름을 떠나 내부 정보 요원의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의도된 유출에서 기인한 것이다.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마인드와 충분히 수집한 정보가 왜곡되어 있는지, 신뢰할 만한 정보인지 가리는 능력과 더불어 무엇보다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 사명의식을 길러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진짜 정보맨과 가짜 정보맨이 명확히 구분된다.

범죄 수사도 마찬가지다. 범죄는 다양화되고 지능화되어 첨단범죄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과학수사 요원의 확보는 시급한 과제다. 감으로 수사하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아무리 심정적으로 범죄인임을 확신한다고 하더라도 과학적인 물증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범인으로 확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유능하고 세련된 정보맨을 양성하자. 그런 의미에서 수사와 정보가 융합된 과학수사정보 대학의 설립이 절실히 필요하다 할 것이다.

정보, 이것은 우리 사회의 산소 같은 존재다. 최근 국민의 신용정보가 대량 유출되었다. 한마디로 국민을 상대로 한 금융범죄 행위다. 정보유출,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끝없는 부정부패로 혼수상태에 빠진 우리 사회에 산소를 공급해야 하지 않겠는가.

박주원(전 대검범죄정보기획관실 수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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