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갖춘 문화 CEO. 베토벤을 연상시키는 희끗한 파마머리에 검은 재킷이 남다른 면모를 풍긴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1970년 TBC(동양방송) PD로 입사한 뒤 톡톡 튀는 창의적 제작 기법을 구사한 명PD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이름 뒤에 따라붙었다.

국내 최초로 전자음의 사운드이펙트를 직접 제작한 SF 드라마 ‘손오공’, 클래식에 영상을 입힌 ‘내 마음의 노래’는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금까지 도전과 창의를 강조한다. 1980년 언론 통폐합 직후 계엄사 검열이 싫어 미국으로 간 뒤 뉴욕라디오 한국어 방송을 처음 개설했다. 당시 뉴욕시장과 만나 매일 2시간 한국어 방송을 허락받고, 중고 방송장비를 구입해 집에서 직접 방송 제작을 했다. 1994년 귀국 후 삼성영상사업단 본부장과 제일기획 Q채널 국장을 지냈다.

2009년 강남에 처음 ‘작은 극장’ 윤당아트홀을 개관하고 관장을 역임했다. PD와 창작작가, 가요 작사가, 교수, 성악가 등 다채로운 직업과 경력을 갖고 있다. 문화예술계에는 낯설기보다 오히려 ‘문화융합형’ 인물이란 평을 듣는다. 틈나면 친구들과 가곡을 즐겨 부르고, 낯선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듣는 게 그의 즐거움이자 취미다. 제주 출신인 그는 어린시절 용두암에 앉아 노래를 부르다 이른바 ‘득음(得音)’을 했다고 한다.

좌우명은 가고가하(可高可下). 높게 올라가고 내려갈 때도 있으니 일희일비 말고 항상 겸손하라는 인생철학을 강조한다. 늘 자유스럽고 창의적인 삶을 즐기지만 직언직설(直言直說)도 결코 마다하지 않는 강골형이다. 탤런트 노주현, 고(故) 조경환씨와 대학 동기동창이다.

김경호 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