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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이종원] 미국 분할정부의 명암

[글로벌 포커스-이종원] 미국 분할정부의 명암 기사의 사진

요즈음 미국 정치는 매우 시끄럽다. 연방정부가 셧다운되기도 했고,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법 청정에너지법 이민법 등 각종 개혁 법안들이 공화당 하원의 반대로 표류돼 있기도 하다.

세금 증가와 방만한 재정지출을 반대하는 티파티 강경파 보수집단의 등장과 선거구 재획정의 결과는 2012년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시 하원을 장악하게 만들었고, 의회 내 정파 간 대립은 심화되었다. 경제적 어려움에 허덕이는 국민들 입장에서 정당 간 극심한 대립에 따른 정책 교착이 지속되면서 미국 정부 시스템의 하자를 제기하는 주장들이 빗발치고 있다. 따라서 정부 불신은 더욱 나빠지고, 대통령의 정책 지지도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 정부 시스템 위기를 가져온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분할정부(divided government)’다.

‘분할정부’란 행정부와 의회를 지배하는 정당이 다를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양원이 각기 다른 정당에 의해 지배되는 ‘분할의회(divided Congress)’를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다. 분할정부, 분할의회는 정책 과정에서 정당 간 대립을 격화시키고, 정책 교착을 야기한다. 미국과 같은 삼권분립 체제에서 분할정부는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지만,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정부 불신이 심화되면서 1970년대 이후에는 거의 일상화되고 있다. 1969년 이래 지금까지 총 22년간 행정부와 의회 지배 정당이 달랐고, 나머지 11년 반도 ‘분할의회’가 나타나 사실상 같은 기간의 4분의 3이 분할정부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된 까닭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제도적 요인으로 대통령 선거와 연방의회 선거가 독립되어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양대 선거 날짜가 다른 경우는 물론이고 선거일이 같은 경우도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대통령 선거일과 연방의원 선거일이 같았던 1996년 선거에서 민주당 클린턴은 재선에 성공했으나 양원 모두 공화당으로 넘어갔다. 또 중간선거 때문에 분할정부가 생기기도 한다. 1992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통령과 양원 모두를 장악했지만 2년 뒤 중간선거에서는 양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한 바 있다. 투표 행태적 이유도 있다. 즉 무당파의 대거 등장과 그에 따른 소위 ‘분할투표(split-ticket voting)’ 증가가 그 원인이다. 1952년만 하더라도 무당파는 22%에 불과했지만 1992년에는 그 비율이 거의 배인 38%에 다다랐고, 1952년에 분할투표는 13%였으나 1972년에는 30%로 확대됐다.

분할정부는 미국에서 항상 독이 되어 왔을까. 평론가들 일부는 분할정부, 분할의회가 정부와 의회 간 상호 견제가 잘 작동하기 때문에 권력분립의 취지에 맞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한다. 첫째, 분할정부는 야당이 여당을 도와주어야 하는 동기를 제공한다. 단일 정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독식하면 야당은 도와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 둘째, 분할정부는 법안의 원활한 통과를 위해 양 정당이 이념적으로 중간을 지향하도록 만든다. 1986년 레이건의 세제개혁법 통과 때와 1996년 클린턴의 복지개혁법 통과 시기가 그랬다. 분할정부는 또 의회의 입법활동을 활성화하고, 정부의 재정지출을 축소시키며, 의회의 행정부 감시(oversight)를 강화하는 장점도 있다. 카토(CATO)연구소의 W 니스카넨 회장은 아이젠하워와 클린턴의 분할정부 시기에 실질 정부지출 증가율도 가장 낮았고, 개혁 법안들이 양당의 협조로 통과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말한다. 결국 긴 흐름으로 볼 때 미국의 분할정부, 분할의회가 미국 정부 시스템의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도 미쳐 왔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이 처한 각종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할정부, 분할의회에 대한 제도적, 행태문화적 측면에서의 체계적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정부와 의회, 의회 정파 간 이념적 대립이 지나치게 격화되지 않도록 심의제도와 소통 구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금년의 중간선거는 분할정부, 분할의회가 가져오는 정책 교착에 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이종원 가톨릭대 행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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