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그림이 있는 아침

[그림이 있는 아침] 합(盒) 기사의 사진

2009년 6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미국 할리우드 스타배우 브래드 피트가 전세기를 타고 나타났다. 전시장을 둘러본 그는 한국 작가의 작품을 구입했다. 콘크리트와 세라믹을 재료로 작업하는 도예가 이헌정의 테이블 작품이었다. 거친 듯 질박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 피트를 사로잡았다. 작가는 신작으로 도자기에 매끈하게 옻칠을 입혔다. 옻칠 기법으로 합(그릇)의 현대성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했다고 한다.

도자기에 전통 질료인 옻을 칠하고 그 위에 나전을 박았다. 화려한 기교 대신 단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감성을 담았다. 둥글고 매끄러운 달항아리 외에도 일그러지고 깨진 것도 선보인다. 일부러 깨거나 변형시키기보다 가마에서 저절로 깨지고 찌그러지도록 했다. 달항아리가 동양문화의 트렌드처럼 인식되는 것을 비틀어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바람에 마르고 불에서 찌그러지는 것도 다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광형 선임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