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박지훈] 현역 의원의 지자체장 출마 기사의 사진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왔다. 모든 지역의 유권자들이 자신의 지역행정을 책임지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누가 될지 국회의원 선거와 마찬가지로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반영되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현역 국회의원들이 그 직을 버리고 너나 할 것 없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번 6월 4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들 최소 10명 이상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거나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아마도 국회의원들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서는 이유는 장차 대권 주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정치적 역량과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일 것이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단적인 예 아닌가 싶다. 실제로 국회에서는 3선 이상의 중진 의원이 되면 도중에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장관으로 행정 경험을 쌓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53조 제2항 제3호에 의하면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 후보자등록신청 전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출마 후보자 등록 신청 전인 5월 16일까지 사직하면 문제가 없다.

헌법상 공무담임권과 기회 균등의 차원에서 선거의 출마는 개인의 정치적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과 능력과 자질이 뛰어난 인물이라면 국회의원보다는 지방자치단체장을 맡아서 지역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많은 수의 유권자들은 지역구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하는 것은 공약을 어기는 것이므로 임기 전에 사퇴를 하고 출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 같다. 특히 6월 4일 지방선거가 끝나고 7월 30일에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있는데 지방선거로 공석이 된 지역구와 현재 선거법위반 등으로 재·보궐선거를 해야 할 곳을 합치면 최소 20여 곳에 이를 전망이다. 이른바 ‘미니총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적지 않은 규모의 선거가 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살펴봐야 하는 것은 선거비용의 문제이다. 지난 2010년 재·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 8명을 새로 뽑는데 선거관리 비용으로 약 87억원이 들어 의원 1명당 11억원 정도가 소요되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20여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다면 선거비용으로 최소한 약 200억원이 들 것이다.

그렇다면 이 비용을 고스란히 국민이 다 부담하여야 하는가? 어쩌면 국회의원 자신들을 위한 선거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비용을 모두 유권자인 국민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고, 최소한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적어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때 납부하고 돌려받은 1500만원의 기탁금 등 선거비용이라도 토해 놓으라는 것이다.

최근 민주당 한 의원은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이 임기 중 사퇴하고 다른 공직선거의 후보자 등록을 할 경우 이전 선거에서 보전 받은 기탁금 및 선거비용을 반드시 반환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으로 선출해 준 주민들의 뜻을 거슬러 다른 일을 하겠다면 약속을 어긴 것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자신으로 인해 소요되는 비용은 자신이 부담해야 되지 않느냐는 논리에서 출발한 것으로 상당 부분 수긍이 간다.

헌법상 공무담임권, 직업선택의 자유, 평등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에게 지방자치단체장에 출마하지 못하게 못을 박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국민들과 했던 약속을 지켜서 임기를 채우는 게 멋있는 정치인이고 많은 유권자가 바라는 정치인상이다. 정치인들의 중도사퇴를 막을 최소한의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정말 나가고 싶다면 자신의 선거에서 보전 받은 기탁금 등 선거비용을 국가에 돌려주고 나가라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헌법정신이 구현하는 정의의 관념에도 맞지 않을까.

박지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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