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송세영] 교회와 개인정보 보호 기사의 사진

국민 롯데 농협 등 신용카드사에 이어 통신사 KT까지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됐다. 회원고객들은 불쾌감과 충격 등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입은 데 이어 개인정보 도용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이들 기업은 신뢰도 저하와 이미지 실추는 물론 거액의 경제적 손실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성도들의 개인정보 안전한가

한국교회는 과연 이 사태를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 있을까. 아직도 많은 교회와 교단 등이 인터넷 회원으로 가입할 때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입력토록 요구하고 있다. 이를 암호화해서 보관하는 곳도 있지만 상당수는 별다른 보호장치 없이 수집해 보관한다. 일반 기업의 경우 몇 차례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거나 수집하지 않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더욱이 이들 교회나 교단의 보안시스템은 일반 기업들보다 취약하다. 심지어 특별한 해킹 없이 구글에서 검색만 해도 성도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줄줄이 나올 정도로 허술한 곳도 있다. 이름과 전화번호만으로도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등 사기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교회가 전산으로 관리하는 정보 중에는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식별 정보보다 훨씬 더 민감한 것들도 있다. 중대형교회들 중에는 학교 생활기록부처럼 성도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전산망에 입력해 관리하는 곳들이 있다. 여기에는 가족관계, 교회출석 이력, 심방 및 상담 내용, 헌금 내역 등도 포함된다. 물론 이들 정보는 성도들에 대한 심방이나 상담, 교육, 영적 훈련 등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정보화시대 종이문서보다는 전산으로 관리하는 게 효율적이고 편리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 상담 내용 등은 병원의 의료정보와 맞먹을 정도로 민감한 정보다. 유출될 경우 당사자에게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단 단체 등에 흘러들어갈 경우 성도들을 미혹하는 데 악용될 수도 있다.

교회도 이를 알기에 내부 전산망을 통해서만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하는 등 보안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 이후 외부에서도 성도들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등이 보급되면서 정보유출 위험도가 높아졌다. 해킹 등에 대비한 모바일 보안시스템 등을 나름 갖추고 있다 해도 자만하거나 안심하지 말고 최고 수준의 고강도 방비책을 세워야 한다. 일반 기업들이 이중의 방화벽을 세운다면 교회는 삼중 사중의 방화벽을 세운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정보보호 대책 늦춰선 안 돼

최근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주요 교단과 교회들이 정보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대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실제로 주민등록번호 등을 수집하는 대신 외부의 신용평가회사 등을 활용, 신분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개인정보 보안사고 가능성은 대폭 낮아질 수 있다. 일부 중대형 교회나 단체는 이미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했다.

재정과 인력 면에서 여유가 있는 중대형 교회들은 그래도 상황이 낫다. 문제는 대책을 세우고 실행할 만한 여력이 없는 미자립 개척교회 등 소형 교회와 소규모 단체들이다. 교단이나 노회, 지방회, 또는 연합기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공동 대처함으로써 비용과 노력을 절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송세영 종교부 차장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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