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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이종원] 밀레니엄 세대의 정치성향

[글로벌 포커스-이종원] 밀레니엄 세대의 정치성향 기사의 사진

지난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젊은층의 다수 득표는 오바마의 당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소위 ‘밀레니엄 세대(Millenials)’라 불리는 집단이다. 최근 PEW조사센터에 따르면 그들은 1980년 이후에 태어나 현재 18∼33세로서 미국 성인의 약 27%를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조직화된 정치나 종교에는 별 관심이 없고, 소셜미디어에 더욱 친근하다. 개인 부채에 허덕이면서 사람들에 대한 신뢰는 낮다. 결혼에 대해 무덤덤하면서 미래에 대해선 오히려 낙관적인 태도를 보인다. 다양한 인종 구성을 가지며 이민, 마리화나, 동성결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선 더 자유주의적이지만 낙태와 총기 규제에는 다른 세대와 별반 차이가 없다.

밀레니엄 세대의 정치사회적 의식과 태도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선거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PEW조사센터의 분석에 의하면 이 세대의 50% 이상이 자신을 정치적 무당파로 생각하고 있고, 29%는 종교가 없다고 답하고 있는데 이런 정도로 정치적, 종교적 귀속감이 떨어진 적은 지난 25년여간 없었다. 또한 이 세대는 히스패닉과 아시안의 수적 증가로 그전 세대보다 인종적 구성이 다양하며, 그들의 43%가 유색인이다. 그 정도면 그 어떤 세대보다 유색인종이 많다. 통계조사국에 따르면 최근 태어나는 신생아의 반이 유색인이며, 2043년이 되면 미국 전체에서 유색인 수가 백인 수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들의 정치적 특성은 무당파주의와 정치적 자유주의가 강하다는 것이다. 첫째, 정치적 무당파주의가 확산되고 양당 간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늘어나는 것은 세대와 무관하게 일관된 경향이지만 이들 세대에 와서 무당파층이 50% 이상으로 늘어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과거 ‘조용한 세대’(Silent Generation·2차대전 전에 태어난 69세 이상) 때만 하더라도 58%가 양당 간 차이가 크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31%만이 그렇다고 보는 식으로 정치적 귀속감이 확연하게 하락했다.

둘째, 정치적 자유주의가 늘어난 경향을 보인다. 이는 인종 구성이 다양해진 탓도 있겠으나 시대의 영향도 크다. 정치의식 조사들을 살펴보면 밀레니엄 세대 중에서도 백인이 유색인보다는 정치적으로 덜 자유주의적이긴 하지만 그들보다 나이 많은 백인보다는 훨씬 더 자유주의적이라는 것이 명백하다. 이 부분이 공화당으로선 상당히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젊은 세대의 정치적 자유주의가 현실에선 민주당 지지로 곧잘 귀결되기 때문이다. 2008년과 2012년의 대선에서 청년층과 노년층 간 정당 투표의 간극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2012년 선거에서 18∼29세 청년층의 60%가 오바마를 지지한 반면에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44%만이 오바마를 지지했다. 과거 10년 사이 이 세대의 공화당 지지는 24%에서 17%로 하락했지만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가 팽배한 가운데에서도 민주당 지지는 같은 기간 30%에서 27%로 소폭 하락했다. 현재도 이 세대는 공화당보다 민주당에 더욱 호의적이며, 수적으로 자유주의자가 보수주의자에 압도당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세대다.

셋째. 정책적으로도 이들은 더 많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더 큰 정부를 지지하는 유일한 세대이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세금 증가는 달가워하지 않으면서도 다수가 보편적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민주당 지향에 가깝다. 그러나 이들에게서 공화당에 유리한 국면을 찾는다면 낙태와 총기 규제에서는 세대 간 별반 차이가 없으며, 환경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젊은 세대들의 이와 같은 정치사회적 태도가 곧장 현실정치 스펙트럼 변화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 연합은 언제나 우리가 예견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적응해 왔고, 분절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젊은 세대의 정치적 자유주의화가 심화되고, 디지털 개인주의화가 커져가고 있는 이때, 그들의 정치의식과 태도로 미국 정당정치의 미래를 전망해보는 것은 의의가 있다고 생각되며, 한국정치의 미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종원(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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