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말걸기-장지영] 메이저리그 개막전 서울서도 기사의 사진

“류현진이 선발투수로 나선 LA 다저스의 경기를 한국에선 볼 수 없을까?”

아마 한국 야구팬들은 22∼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다저스와 애리조나의 개막 2연전을 보면서 한 번쯤은 상상했을 것이다. 특히 한국인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추신수가 각각 속한 다저스와 텍사스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미국의 국내 리그인 메이저리그가 해외에서 개막전을 여는 것은 마케팅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즉 자국 시장은 이미 팬들이 많고 크게 성장했기 때문에 ‘야구의 세계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확대하고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샌디에이고 경기를 시작으로 일본 도쿄(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 푸에르토리코 산 후안(2001년)에 이어 올해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됐다.

정규리그 전에 열리는 시범경기의 경우 아주 오래전부터 해외에서 치러졌다. 이번에 호주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전은 1914년 1월 호주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뉴욕 자이언츠(지금의 샌프란시스코 전신)의 시범경기 100주년을 기념한 것이기도 했다. 최근으로 내려오면 2008년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중국 베이징 시범경기에 박찬호가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올해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를 기념하기 위해 파나마에서 뉴욕 양키스와 마이애미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과연 한국에서는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릴 수 있을까. 당분간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가장 큰 이유는 날씨와 경기장 규모 때문이다. 해외 개막전에 참가하는 구단이 미국에 돌아와 4월 첫 번째 일요일 개막하는 원래 정규리그에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 열흘에서 2주일 전에 경기가 열린다. 그런데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 돔구장이 없는 한국에서는 3월 중순엔 아직 쌀쌀해서 경기를 할 수 없다. 게다가 잠실구장 등 국내 최대규모 야구장도 객석이 3만석으로 수익을 보장하기 힘들다. 이번 호주 개막전을 위해 야구장으로 일시 개조한 시드니의 크리켓 경기장은 객석이 4만6000여석이나 되는데도 가장 싼 좌석이 99호주달러(약 10만원), 비싼 좌석이 499호주달러(약 48만원)에 달했다.

일부 야구팬들은 국내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리지 못하는 것은 프로야구의 인기 하락을 우려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협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공교롭게도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한 1996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프로야구 관중은 급격히 감소했다.

그리고 2000년대 후반 가파르게 증가하던 관중이 처음으로 하락한 것도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지난해였다. 하지만 관중 감소는 선수 1∼2명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해서라기보다 국내 프로야구 수준이 관객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KBO는 국내 여건상 메이저리그 개막전 개최는 어렵더라도 올스타 투어는 고려 중이라는 입장이다. 1986년부터 짝수 해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들이 일본을 방문해 경기를 가졌는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범 탓에 2006년을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올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을 한국과 대만에서 여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소문이 지난해 말부터 나오고 있다. 비록 정규 경기는 아니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도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경기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장지영 체육부 차장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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