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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차창훈] 늙어가는 14억 인구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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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4일 제12기 2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2주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작년 11월 중국 공산당 제18기 3중전회에서 공표된 시진핑 지도부의 심화개혁(深化改革) 기조가 이번 전인대에서 정책적으로 구체화되었다. 그 가운데 중국의 미래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한 자녀 정책의 폐지가 있다.

중국에서 인구 조절 문제가 정책 의제로 대두된 것은 청나라 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711년부터 1840년까지 130년 동안 인구가 1억1000만 명에서 4억 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당시 소개되었던 맬서스 ‘인구론’의 영향으로 과잉 인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었던 반면 리다자오와 천두슈 등 초기 공산당 이론가들은 중국의 인구문제가 봉건주의·자본주의 경제·사회제도에서 초래된다고 주장했다. 1949년 건국 초기 산아제한 정책이 제기됐지만,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시기에 인구와 생산력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는 산아제한 정책을 유보시켰다. 결국 개혁개방이 시작되면서 중국은 1가구 1자녀 정책을 본격적으로 실시했고, 2014년 폐지한 것이다.

한 자녀 정책 폐지의 배경에는 인구 구성의 노령화 문제가 있다. 유엔 기준에 따르면, 고령화 사회는 65세 노인 인구 비중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 사회는 14% 이상인 사회를 말한다. 중국 국가인구계획생육위원회는 2009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8.4%이고, 2020년에는 12%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현재 고령화 사회이고 수년 후에는 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진입할 때 프랑스는 115년, 미국은 71년 걸렸으나 중국은 불과 25년으로 예측된다. 경제발전의 속도만큼 고령화 역시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간주한다면,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리는 ‘웨이푸셴라오(未富先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세계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다. 2000년만 해도 6명의 경제활동인구가 65세 이상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수준이었다. 2030년에는 2명의 경제활동인구가 65세 이상 노인 1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억 인구 대국의 고령화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2010년 전국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혼자 사는 노인이 4150만 명에 달했으며 특히 대도시 독거노인의 비율은 70%를 웃돌고 있다. 사회보장제도가 아직 정비되지 않은 중국의 고령 인구가 시장 앞에 ‘알몸’으로 내던져지고 있다. 개혁개방 30여 년 동안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키운 주역들이 고령화 사회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인대에서 한 자녀 정책이 폐지됐다고 해서 인구의 급속한 증가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 중국은 이미 자녀 양육비 등을 이유로 저출산 문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 내 많은 인구 전문가들은 산아제한 정책의 폐지는 고령화 사회 문제와 함께 인구의 성비 불균형 완화를 위해 필요불급하다고 주장해 왔다. 중국의 성비는 2009년 현재 여자 100명에 남자 119.45명꼴로 심각한 수준이다. 1가구 1자녀 정책은 ‘샤오황디’(小皇帝: 과보호 속에서 자라난 아이가 자기밖에 모르는 어린 황제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를 출현시켰고, 독자 특유의 성격과 행동 양식이 사회문제로 부각되었다. 또한 산아제한 정책은 호적이 없는 ‘헤이하이즈’(黑孩子: 초과 출산에 따른 벌금과 처벌이 두려운 부모들이 호적 등록을 하지 않고 키운 아이로 어둠의 자식이라고 부름)라는 인구 계층을 만들기도 했다.

15년만 지나면 젊은 사람 인구가 반으로 줄고, 노인 인구는 두 배로 늘어나는 중국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에 대비해 중국 정부는 노년층의 연금 재원 확보, 양로 보험 확대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연금 보험 시장의 도입과 노령 인구의 구매력에 기반한 실버시장의 육성 등 다양한 경제 정책을 모색 중이다. 한 자녀 정책의 폐지가 양질의 노동 인구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차창훈 부산대 정치외교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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