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정진영] 한기총과 한교연 기사의 사진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조속히 통합돼야 한다고 한국교회 평신도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몇몇 평신도 단체들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안 한국 보수 기독교계를 대표했던 연합기관인 한기총과 사실상 이곳에서 떨어져 나간 한교연의 통합을 촉구했다. 이 기관들이 3년째 갈라서 있으면서 한국교회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평신도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합치지 않을 경우 두 기관 대표들의 퇴진운동까지 벌이겠다고 해 이전과는 다른 무게감을 갖는다.

사실 교계의 권력 지형에 관심이 없는 절대 다수 한국 기독교인들은 이들 조직을 잘 모른다. 한국교회의 명망 있는 상당수 목회자들도 별 관심이 없다. 애증(愛憎)도 아까운 무관심의 대상으로 인식될 만큼 위상이 크게 추락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열 상태가 계속되도록 방치하면 한국교회에 미치는 폐해가 너무 크다는 것이 교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분열하면 한국교회에 폐해 커

우선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세계 개신교사에 유례가 없을 만큼 극심한 분화 현상을 보인 한국교회 현실에서 이들 기관이 분열을 지속하는 것은 기독교 여론을 한층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단순히 나눠져 있는 상태가 아니라 금권선거, 이단해제 시비 등 각종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비난을 일삼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 적도 적지 않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은커녕 한국교회의 위상을 갉아먹는 데 서로가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예 새로운 제3의 한국교회 대표 연합기관을 만들려는 시도도 있다. 지금은 다소 주춤해졌지만 한때 특정 교단을 중심으로 꽤 진척을 보였다. 별도의 연합기관이 아닌 각 교단의 교단장들이 모이는 ‘교단장협의회’를 한국교회 대표 기구로 삼자는 논의가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기관이 없다보니 정부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2015년 과세를 목표로 추진 중인 종교인 과세가 대표적 사례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제대로 된 입장을 전달하지 못한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우리도 답답하다. 만나는 단체에 따라 입장이 다르니 도대체 누구를 접촉해야 될지 알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진보적 성향의 교단으로 구성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있지만 보수신앙이 주류를 이루는 한국교회를 대표한다고 할 수 없다.

통합의지 진정성 없어 보여

그러나 한기총과 한교연은 진정성 있는 통합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올 들어 한기총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만 한교연은 신뢰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한교연은 “통합을 하자면서 소송과 비방을 일삼고 있어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한교연은 한기총이 수용하기 쉽지 않은 조건을 내걸었다. 한쪽은 무늬만 통합을, 또 다른 쪽은 통합에 뜻이 별로 없는 분위기다.

역설적이게도 한기총과 한교연 모두 설립 정신에 ‘연합과 일치’를 담고 있다. 한기총은 정관에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 교회 본연의 사명을 다하는 데 일체가 될 것을…’이라고 주창했다. 한교연은 설립 취지 가장 첫 머리에 ‘…연합과 일치를 모색합니다’라고 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정진영 종교국 부국장 jy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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