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남성현] 한국 사회의 강자, 남자 기사의 사진

4세기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에 서양은 그리스·로마 문명에서 기독교 문명으로 전환되기 시작한다. 콘스탄티누스는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정수라고 보았고 이를 법제화해 나갔다. 눈에 띄는 정책이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정책이다.

본래 로마 공법(公法)은 가부장 절대권을 인정해 자녀에 대한 생사여탈권(生死與奪權), 신생아 유기권 등을 허용했다. 하지만 콘스탄티누스는 이를 금했다. 자녀를 죽이는 가부장을 가죽부대에 뱀과 함께 담아 강물에 던져 처형하는 수장형(水葬刑)으로 제재했다. 가난 때문에 아이를 버리는 처지에 내몰리면 황실 사유재산 및 국고를 열어 아이에게 옷과 음식을 제공해 주도록 조치했다.

또 고아(孤兒) 미성년자를 엄중히 보호하는 다수의 법을 제정했다. 나아가 혼외 내연관계를 억제하여 결혼한 여인들의 입장을 보호했다. 이렇듯 이미 1600년 전에 기독교적 법정신을 기초로 한 문명이 형성되어 갔으니 오늘날 서양 국가들이 어린이와 여성을 엄격하게 보호하는 법체계를 갖고 있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할 일이다.

기독교는 어린이·여성 보호 중시

어느 사회나 경제적 약자는 사회적 약자가 된다. 대표적으로 여성과 미성년 아동이다. 최근 우리나라 법의 흐름이 이들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삐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 예가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다. 능력이 되지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이혼 배우자에 대해 정부가 양육비를 대신 징수해 준다는 내용이 골자다. 서양 여러 나라가 오래전부터 시행한 제도인데 우리나라는 내년 3월이 돼야 비로소 시행된다.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는 형사처벌과 함께 친권이 제한 혹은 정지되는 법률도 시행된다. 서구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아동학대 부모를 처벌해 왔다. 또 아동학대중상해죄에 대해서는 벌금형 없이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아동 복지시설 종사자는 형량의 50%를 가중처벌하게 된다. 서양에서는 아동학대를 발견한 의사나 교사 등이 이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여기까지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유교의 남성 우월적인 환각 탓

여성과 아동에 대한 남자의 주된 범죄 중 하나인 성범죄에 대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조두순 사건’ 이후 6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르러 음주나 약물에 의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성범죄가 감형 사유가 되지 않는 판결이 등장하는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럽다. 그러나 축첩제도나 관기(官妓) 등을 통해 남성의 성적 방종을 제도적으로 보장했던 조선 유교의 남성 우월적 환각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력 문제는 법으로만 다스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상관의 성희롱과 성추행을 참다 못해 자살한 여성 장교 오모 대위의 경우다. 15사단 지휘부의 처신이나 군 검찰의 태도, 반성 없는 가해자와 그 가해자인 노모 소령에 대한 2군단 보통군사법원의 집행유예 선고는 남성들의 집단최면이 여성은 물론 법을 어떻게 농락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공사나 육사의 수석 졸업생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관학교 책임자들이 여러 가지 꼼수를 부릴 정도이니 군 내부의 남녀 관계에서 애초에 원칙이라는 걸 기대하는 게 허황된 게 아닌가 싶다.

단테는 신곡의 ‘지옥편’에서 성욕의 노예가 되어 죄를 저지른 자들이 암흑의 폭풍 속에 빠져 영원히 허우적거리는 모습으로 그려 놓았다. 또 거짓으로 남을 농락하는 자들은 펄펄 끓는 역청 속에 담가 살가죽을 벗기는 형벌에 처해지는 것으로 묘사했다.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비로소 법이 법으로 서게 된다. 우리 사회의 강자인 남자가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유교의 남성 우월적 잔재를 회개할 때라야 법이 정의의 기술이 될 것이다.

남성현 한영신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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