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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최계운] 상생·통합·공감의 물 관리

[CEO 칼럼-최계운] 상생·통합·공감의 물 관리 기사의 사진

물 앞에 서면 생각에 잠기기 쉽다. 물이 마음의 거울이 되기 때문이다. ‘아름답다’에서부터 추억, 반성, 후회, 결심 등이 좋은 예다. 물은 또 물을 이용한 인간 삶의 개선을 꿈꾸게 한다. 문명 발전의 시원인 치수 및 이수 노력이 좋은 예다. 전자가 인문학적 접근이라면 후자는 경제적·공학적 접근이다.

일수각견(一水各見), 물을 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이다. 처지나 입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그냥 물일 수 있어도 물고기에게는 보금자리다. 수달에게는 즐거운 사냥터일 수 있지만, 헤엄 못 치는 동물에게는 무시무시한 지옥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런 생각이나 시각의 차이는 ‘다름’의 문제지 ‘틀림’의 문제는 아니다. 시비나 선악으로의 구별도 어리석은 일이다. 그런데도 실제 삶 속에서 가끔 이런 일이 생긴다. 세계관, 신념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물 정책 추진과 관련한 오랜 갈등이나 보존, 개발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 등이 좋은 예다.

통섭(統攝)과 융합(融合)의 시대다. 서로 다른 것을 묶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면 낼수록 더욱 튼튼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 학문과 학문, 신념과 신념, 산업과 산업, 기술과 기술의 창의적 결합이 한창이다. 기존 산업의 발전 속도를 높이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낼 길이 바로 거기에 있어서다.

물 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을 생각해 본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커다란 변화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과거라는 바탕 없이는 어떠한 미래도 있을 수 없고, 모든 변화는 진일보에서 시작하기 마련이다. 관건은 ‘다름’과 ‘다름’이 만나 ‘다름’이 곧 ‘틀림’은 아님을 인정한 다음, 다시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물 정책의 수립·추진·운영 등과 관련한 각계 이해관계자들 간의 교류와 소통을 늘리고, 참여 폭을 넓혀야 한다. 서로의 입장과 처지를 바꿔 생각해보는 역지사지 자세가 필요하다. 시대적 요구와 국민 눈높이도 중요하다. 그래야만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다.

‘국민 모두가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고 건강한 삶을 마음껏 영위하는 선진 대한민국’의 위치를 보다 굳건히 하기 위해서도 물과 물 관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물과 유리된 안전한 환경이나 물 없는 건강한 삶은 상상조차 어렵다. 물 관리 전반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본다. 당장 실현이 가능하고 효율성도 뛰어나다.

국력은 국토 면적이나 인구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물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 여부 역시 관련 인프라 확충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는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들인 전격적인 개발로 관련 하드웨어를 갖추는 데 힘써왔다. 이제부터는 이에 걸맞은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운용에 중점을 둬야 한다. 각계 전문가와 타 분야 종사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세계와 함께 호흡하려는 노력 또한 한층 강화해야 한다. 미래 물 관리를 선도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물 분야에서 새로운 경제적 활로를 열기 위해서도 그렇다. 이런 점에서 ‘2015 대구경북 세계 물 포럼’은 좋은 기회다. 200여 나라, 3만여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전망이다. 국제적 위상 제고와 경제적 실익 확보, 일석이조의 성과를 기대한다.

시대와 국민은 상생과 통합과 공감의 물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물 관리 패러다임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 비뚤어진 물의 미래가 바로 서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이에 부응할 책임이 있다. 정치·사회·경제적으로 각박하고 여유를 찾아보기 어려운 때일수록 물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노력은 더욱 필요하다. 강한 주장 속에서도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같은 것은 숭상하고 다른 것은 받아들여보자. 갈 길이 멀면 어떤가. 함께 가는 길인데.

최계운(K-water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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