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자정이 되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프리드로우(freedraw). 중·고등학생들은 물론 성인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웹툰이다.

싸움 ‘짱’이면서 웹툰 작가를 꿈꾸는 한태성이 친구들 모르게 만화부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2일 26화가 나왔으니 시작 단계지만, 수 만 개의 댓글이 달리고 광고까지 따라붙는 등 연재 직후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작품엔 최근 중·고등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빵 셔틀, 왕따, 짧게 줄인 교복과 화장, 고가의 패딩 점퍼까지…. 때문에 문제학생들을 미화한다는 비판도 따른다.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작업실에서 만난 작가 전선욱(27)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10대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며 “‘만화를 그리는 문제학생’이란 반전 캐릭터가 작품의 묘미”라고 소개했다.

경기대학교에서 애니메이션 영상을 전공한 전씨가 만화가의 꿈만을 향해 달려온 건 아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만화를 그려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일을 좋아했지만, 불과 1년 전만해도 직장생활을 하기 바라셨던 부모의 뜻에 따라 게임 그래픽 학원에 다녔다. 물론 만화 그리기를 멈춘 적은 없다.

“우연히 제 만화를 본 아버지가 도전해보라고 지원을 해주셨어요. 덕분에 지난해 11월부터 네이버와 정식 계약을 하고 매주 토요일 만화를 내놓아야 하는 직업 작가가 됐죠.”

전씨는 중·고등학생들의 삶과 관련된 소재를 찾기 위해 뉴스를 자주 참고한다. 캐릭터의 표정을 살리기 위해선 거울 앞에서 표정을 직접 지어보고 주름 하나하나까지 따라 그린다. 소재로 등장하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와 사투리를 구사하는 캐릭터를 그릴 땐 주변 선후배들의 도움도 톡톡히 받는다.

“게임이나 사투리를 전혀 몰라요. 사투리 대사는 아는 형에게 표준어 대사를 적어주고 번역 과정을 거쳐 사용하고요(웃음). 게임 용어도 직접 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친구들 도움을 받아요.”

그는 일주일에 하루, 마감을 끝낸 금요일을 제외하곤 잠자고 밥 먹는 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에 언제나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한다.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 적어도 70∼80시간을 들인다고 하니 ‘프리드로우’의 성공이 우연은 아닌 듯하다. 시즌제로 구상된 이번 작품 덕분에 당분간 이 생활은 쭉 이어질 것 같다.

“문제학생들의 삶을 미화한다는 비판은 큰 숲에서 나무 한 그루를 보시고 한 평가라 생각해요. 태성이가 진짜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방황하는 아이들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뭔지’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