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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이지용] 경제대국 중국의 고민

[글로벌 포커스-이지용] 경제대국 중국의 고민 기사의 사진

오늘날 중국의 경제성장 현실을 표현하는 수치는 화려하다. 중국은 2013년 세계 1위 수출대국이 되었고, 외환보유액은 2006년 이래 줄곧 1위를 지키면서 현재는 4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4년이 구매력평가지수(PPP)를 기준으로 한 경제 규모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등극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파이낸셜타임스 기사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 기사는 세계은행의 ‘국제비교 프로그램(ICP)’이 2011년 세계경제 규모를 비교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전망 기사였다. 이와 같이 중국경제의 현황을 나타내는 수치들을 보노라면 그야말로 중국의 세기가 다가오는 것을 실감케 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거짓말이고, 두 번째는 새빨간 거짓말이며, 마지막은 통계수치가 그것이다. 미국의 한 평론가가 파이낸셜타임스의 이번 기사를 혹평하면서 인용한 마크 트웨인의 유명한 말이다. 수치로 나타나는 중국경제의 현실에 대해 피상적인 과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실상 우리가 접하는 중국에 대한 많은 외형적 수치들은 중국경제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너무나도 단편적인 사실만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단순 수치만을 보더라도 중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여전히 세계 99위에 머물러 있다.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중국경제의 이면을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외형적 경제 성과에 자축 샴페인을 터트릴 법한 중국 반응 또한 정작 냉담하기만 하다.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가 늘어날 수 있음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형적 수치를 빌미로 당장 미국을 비롯한 교역국들로부터 보다 많은 통상 압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세계은행의 이번 보고서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 협박과 읍소를 동원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후문도 들려온다. 하지만 중국의 냉담한 태도에는 단순히 이와 같은 불이익에 대한 경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냉담함 속에는 중국인이 체감하는 중국경제의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녹아 있는 것이다.

지금 중국경제는 고속성장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경제에 대한 경착륙 경고음도 울려오고 있다. 그림자금융과 부동산 버블 같은 리스크 요인이 위험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중국경제 현실 앞에 놓여 있다. 바로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다.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려면 중국은 뼈아픈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이루어내야 한다. 그동안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환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왜냐하면 단순히 경제정책만으로는 그러한 전환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정치적 개혁과 정치경제적 엘리트의 정경합일 구조를 깨트리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런데 중국공산당 독재체제를 특징으로 하는 중국의 현실에서 정치개혁은 많은 위험과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딜레마는 과감한 정치경제적 구조개혁이 없는 경제정책은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장 중국경제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다가오는 경제위기를 막을 수도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재 중국경제에는 골 깊은 구조적 문제와 위험 요인이 산재해 있다. 위기는 인식되었을 때 더 이상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있다. 왜냐하면 이에 대한 대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현재 한국의 대외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25%에 달한다. 그만큼 중국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중국경제의 화려한 수치에 도취될 것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할 전략을 구상해야 할 때인 것이다.

이지용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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