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한국광해관리공단 권혁인 이사장 “폐광지역 경제 살리고 환경오염도 막는다” 기사의 사진

사전을 찾아보지 않고 광해(鑛害)의 뜻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광해의 개념을 모른다면 한국광해관리공단이 하는 일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이 공단은 광산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피해를 방지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 광해를 방치하면 지하수, 하천, 토양, 산림 등 자연환경을 오염시켜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가 관련법을 만들어 광해방지사업단을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 확대한 것도 광해의 위험을 사전에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서울 수송동 석탄회관에서 권혁인(58) 이사장을 만나 공단의 어제와 오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전국에 광산이 몇 곳이나 있는가.

“2010년 전수조사를 벌였다. 가행(稼行·광물을 캐는 작업을 진행하는 일) 광산 592곳, 휴광산 122곳, 폐광산 4682곳 등 모두 5396곳이 있다. 가행 광산의 주요 광종(鑛種)은 석회석 고령토 석탄 규석 등이다. 전체 광산 가운데 53%인 2871곳에서 광해가 생기고 있다. 특히 폐광산에서 대부분의 광해가 발생하고 있다.”

-광해방지사업의 추진 성과는.

“공단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2007년부터 5년 단위로 ‘광해방지기본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1단계 사업 기간에 3916억원을 투입해 가행·휴·폐광산 1190곳의 광해방지사업을 벌였다. 중금속 오염 등으로 경제적 가치가 없는 산림과 토지 264㏊를 복구했고, 44곳에 수질정화시설을 설치했다. 2단계 사업 기간(2012∼2016년)에는 5353억원을 들여 1070곳의 광해방지사업을 하고 있거나 실시할 계획이다. 1단계 때보다 훨씬 많은 1461㏊의 산림과 토지를 복원하고, 폐석·광물 찌꺼기의 유실 방지와 수질 개선을 위한 사업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광해방지 말고 하는 일은.

“저소득층의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연탄쿠폰 사업을 하고 있다. 탄광 근로자의 자녀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석탄·연탄산업 지원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광산이 문을 닫으면 지역경제에 타격이 클 텐데.

“물론이다. 폐광으로 인한 지역의 경제침체도 넓은 의미의 광해에 포함된다. 광산이 문을 닫아 생활 터전을 잃게 된 주민들과 위축된 지역경제까지 치유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폐광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어떤 사업인가.

“전국 6곳에서 출자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강원도 정선군 ㈜강원랜드, 삼척시 블랙밸리컨트리클럽㈜, 영월군 ㈜동강시스타, 경북 문경시 ㈜문경레저타운, 충남 보령시 ㈜대천리조트, 전남 화순군 ㈜바리오화순 등이다. 사업적 측면에서 보면 강원랜드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자부한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매출 1조3569억원, 순이익 2931억원을 달성했다. 강원랜드 이익금을 활용해 새로운 대체산업 육성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문경레저타운과 블랙밸리컨트리클럽도 지난해 흑자를 냈다. 바리오화순은 법인을 설립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현물 출자가 늦어져 리조트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적자를 낸 출자법인은.

“지난해 동강시스타 95억원, 대천리조트가 3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두 법인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주변 지역의 인구 밀도가 낮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사업 환경이 열악한 편이다. 경영진의 방만한 운영과 경기침체의 영향도 한몫했다. 하지만 출자법인이 수익만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다. 지역주민의 고용창출과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전체 직원 가운데 지역주민이 차지하는 비율은 대천리조트 84.4%, 문경레저타운 88.8%, 동강시스타는 90.1%에 달한다. 일자리 창출이 지역주민의 최대 복지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적자 법인의 경영 효율화 방안은 있나.

“해당 법인이 방만한 경영계획을 수정하도록 대주주로서의 권리를 적극 행사하고 있다. 신규 투자를 제한하고 기존 인프라를 기반으로 경영 합리화를 유도하고 있다.”

-해외 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배경은.

“종전에는 광해관리가 광업이나 환경산업의 하부 분야로 저평가됐다. 하지만 자원개발과 환경을 동시에 중시하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광해방지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광해방지 기술력과 사업 노하우를 수출하면 국내 관련 업계의 신규 일자리도 늘어나게 된다. 광해관리는 광업과 환경이 만나는 부분에서 생겨난 융합 산업이자 창조경제의 한 영역이다. 우리나라는 광해방지의 선행 경험과 기술, 인력 면에서 높은 국제경쟁력을 갖고 있다. 광해 복구가 필요한 신흥 자원부국(개도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광해관리 기술은 어느 수준인가.

“공단의 5대 핵심 기술은 선진국과 거의 동등하거나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게 어떤 기술인가.

“천연재료를 이용해 광산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친환경·경제적으로 정화하는 ‘광산배수 자연정화기술’, 지반침하 위험지역을 효율적으로 측정하는 ‘지반침하 자동화 계측기술’, 토양 오염의 원인인 중금속의 이동성을 저감시키는 ‘토양 개량 및 안정화 기술’, 유해 중금속을 제거하고 남은 무해물을 골재나 토건 재료로 활용하게 하는 ‘광물 찌꺼기 무해화 기술’, 광해방지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3차원 광산 지리정보시스템(GIS) 구축 및 활용 기술’을 들 수 있다.”

-해외 광해방지 시장 규모와 해외 사업 수주 현황은.

“아직은 성숙되지 않은 시장이다. 2010년 생산량 기준으로 추정한 해외 광해방지 시장 규모는 76억 달러(약 8조4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매장량 기준으로 하면 잠재 시장 규모가 4469억 달러(약 492조원)에 달한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다. 공단 설립 첫해인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70억3000만원의 해외 매출을 올렸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고려하면 올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필리핀 인도 몽골 페루 키르기스스탄 등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 중인 국가의 입장을 감안해 수주 전망치를 공개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

-관련 분야에서 공단이 차지하는 세계적인 위상은.

“한 가지 예를 들겠다. 우리나라가 지난 3월 국제표준화기구(ISO) 광해관리분과위원회의 의장국과 간사국으로 선임됐다. 또 ISO는 광업위원회 5차 총회와 광해관리분과위원회 1차 총회를 오는 9월 한국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광해관리 국제표준 활동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한도 광해방지사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당연하다. 엄청난 광물자원을 보유한 북한은 지속적인 광산 개발과 중국을 포함한 외국이 난개발을 함으로써 심각한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일제가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방치한 폐광산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광해의 대부분이 폐광산에서 발생한다. 북한의 광해를 방치하면 장래에 복구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는 고스란히 통일비용의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다. 북한의 광해를 이른 시기에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통일비용을 줄일 수 있다.”

-공단은 북한의 광해 관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공단은 2010년 1월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남북교류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2007년 설립된 통일부 산하 비영리법인)와 ‘북한 광해방지사업 추진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북한 광산을 남북이 공동 개발할 경우 광해방지 분야에 진출하고, 광해방지를 통한 경제협력사업을 발굴·추진하며, 북한 지역의 광해방지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그해 남북 교역과 신규 투자를 중단한 5·24조치로 인해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에 대비해 어떤 대북사업을 구상하고 있나.

“북한의 광해관리를 매개로 평화통일 기반 구축에 일조하려고 한다. 북측이 허용하면 북한 지역 광산개발 현황 및 오염실태 조사에 착수하려고 한다. 또 우리 기술진이 북한을 방문해 광해방지사업을 벌이고, 기술지원과 교육사업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연료 부족난을 덜어주기 위해 연탄지원사업도 고려할 수 있다. 앞으로 유관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토론회와 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북한 광해관리를 위한 공론화 작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다음 달 말 임기가 끝난다. 퇴임 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한국방송통신대 중어중문학과 2학년에 편입했다. 중국어 공부를 더하고 싶다.”

권혁인 프로필

△강릉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석사 △강원대 행정학박사 △행정고시 19회 △삼척군수 △강원도 기획관리실장 △청와대 인사관리비서관 △행정자치부(안전행정부) 지방행정본부장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2011.7.1∼)

만난 사람=염성덕 부국장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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