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조선 관요의 고급 백자, 양이잔 기사의 사진

고급 도자기는 두께가 얇다. 양쪽에 가는 손잡이가 달린 이 양이잔(兩耳盞)은 조선 전기 상품백자의 모습을 풍겨낸다. 몸체의 선이 날렵하게 흐르고, 선처럼 손잡이가 간결하게 달려 있다. 연한 청색이 감도는 백색 유약은 얇은 표면에서 조화를 부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전해준다. 이 잔에 차를 따라 마시던 옛사람은 누구인가.

세종은 나라를 융성시키면서 길례와 가례 등 모든 법식을 정하여 백성들에게 예에 맞춰 살도록 권장했다. ‘오례의’에는 각종 의례에 사용하는 갖가지 그릇도 그려서 따르게 했다. 잔까지 그림을 그려 예시해 놓았다. 이에 따라 만든 잔이 바로 양이잔 또는 쌍이잔(雙耳盞)이다. 이런 잔은 15세기 말∼16세기에 경기도 광주의 사옹원 분원에서 만들어 궁중과 상류층에 공급했다. 당시 대유행이었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조선 초와 달리 실용성이 강조된 중기에는 장식성이 배제돼서 양이잔이 사라진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얼마나 많이 만들었는지 1960년대까지 골동품 가게에는 손잡이가 떨어진 양이잔이 쌓여 있었다고 한다.

이 잔은 경기도박물관의 ‘한국 차문화 대전-차향에 스친 치유의 미학’ 특별전에 나와 8월 24일까지 전시된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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