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사회의 차별과 편견 속에서 강제 낙태·단종을 당한 한센인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국내 최초로 나왔다. 병이 유전되거나 전염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일제 강점기부터 한센인을 대상으로 정관수술을 벌였다. 해방 이후에도 악습은 이어졌다.

한센인 피해사건 진상규명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해방 이후 1970년대까지 6462명의 한센인과 자녀들이 폭행과 단종, 낙태수술 등의 반인권적 피해를 당했다. 소록도에서는 남편이 정관수술을 받아야만 부부에게 집을 배정하고 동거를 허용했다고 한다. 동거 중 임신하면 강제로 낙태수술을 받아야 했다. 결혼하는 자녀 앞에 혼주로 나설 수도 없었다. 결혼한 자녀들은 조선시대 홍길동처럼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버지와 어머니로 부르지도 못하고 외면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판결은 한센인에게 자행한 국가 권력의 반인륜적이고 반인권적인 행위를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배상액보다도 한센인들이 우리 사회의 떳떳한 구성원이자 권리의 주체로 인정받아야 한다.

김종신(경남 산청 성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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