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CEO 칼럼

[CEO 칼럼-최계운] 예방과 재발방지가 중요하다

[CEO 칼럼-최계운] 예방과 재발방지가 중요하다 기사의 사진

보통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무엇일까. 열심히 일하면 보다 나은 날이 온다는 믿음, 특별히 잘못하지 않는 한 국가와 사회가 각자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줄 거라는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믿음이 무너지고 있다. 대수롭잖게 여겼던 잠재적 위험들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사회 전반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세월호 참극이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온 국민이 그토록 기원했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세상엔 슬픔과 분노와 자책과 반성의 소리만 무성하다. 수많은 외침과 함께 불신과 경계의 마음은 높아만 간다. 왜 그럴까.

필자는 연암 박지원이 일찍이 얘기한 인순고식(因循姑息), 구차미봉(苟且彌縫)에서 그 원인을 찾고 싶다. 하던 대로 일하고 변화를 회피하면서 지금껏 문제없었으니 앞으로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인순고식이다. 그러다가 막상 문제가 생기면 당당히 문제 해결에 나서기보다 어찌 모면할지나 궁리하는 게 구차미봉이다. 위험은 갑자기 오지 않는 법, 경미한 원칙의 무시나 크고 작은 징후의 외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하나 꼭 짚고 싶은 것은 ‘우리 자신의 책임’이다. 흔히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위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얘기할 때, 각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는 관대하거나 빼놓기 쉽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상을 살아갈 때에만 우리 삶의 안전과 평화를 약속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예방적 재난관리의 중요성과 재난업무 종사자의 직업 윤리의식 그리고 마음가짐을 언급해보고자 한다. 재난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과 재발 방지다. 특히 예방적 노력이 중요하다.

재난관리는 예방, 대비, 대응, 복구의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예방 단계는 평상시 관찰, 안전점검, 보수보강 및 안전교육 등을 통해 잠재적 취약 요인을 발굴하고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다.

대비 단계에서는 위기대응 매뉴얼 정비, 모의훈련 등 실제 재난발생 시 작동해야 할 인적·물적 자원 관리에 중점을 둔다. 관련법에 의한 정기 점검, 정밀 안전진단, 취약시기 특별점검이나 안전 패트롤 활동, 취약지역 특별관리, 상시 모니터링 등이 예방활동의 좋은 예다. 대비활동은 위기 유형별 행동 매뉴얼 보강, 반복적인 모의훈련, 비상대책 및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등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철저한 직업 윤리의식이다. 기적적 경제성장을 이루고 어느 나라보다 법과 제도가 잘 정비된 우리나라지만 모든 시스템과 장치의 실제적 작동 여부는 쉬 장담할 수 없다. 아직 직업 윤리의식이 낮고 책임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명·천직·직분·책임·전문 의식과 봉사정신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위나 권력이 아니라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을 더욱 존경하고 대우하는 풍토를 정착시키는 일을 병행해야 한다.

끝으로 재난업무 종사자들의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가 옳다고 얘기할 때에도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면서 차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확률의 높고 낮음과는 상관이 없다. 0%가 아닌 모든 확률은 100%와 다름없이 대해야 한다. 성과가 드러나지 않고 보답이 없는 경우에도 맡은 바 직분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여름이 곧 시작된다. 집중호우의 계절이 다가올 것이다.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의 발생 확률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높은 편이다. 일상의 안녕을 지키고 희망찬 내일로의 전진을 계속하기 위한 준비에 더욱 힘쓸 때다. 예방적 재난관리의 중요성과 직업 윤리의식을 거듭 강조한다. 재난은 막을 수 있고, 또 관리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깨어 있으면.

최계운(K-water 사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