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언어장애 극복 이상윤 부경대 교수의 세상 사랑법 “제2 세월호 슬픔 더이상 안돼”

언어장애 극복 이상윤 부경대 교수의 세상 사랑법 “제2 세월호 슬픔 더이상 안돼” 기사의 사진

해상재난 예방기술 4건 특허 출원

이상윤(40) 부경대 공간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겸 공간정보연구소장은 언어장애를 갖고 있다. 8년 전 암과 싸우며 얻은 상흔이다. 그는 최근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한 ‘해상재난 예방기술’을 개발, 특허를 출원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세월호처럼 긴급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스마트폰을 통해 재난발생 정보를 보고하고 대응방안을 지시받을 수 있는 기술, 과적과 평형수 부족, 과속 등의 징후를 센서를 통해 감지하고 통제센터에 전달하는 기술, GPS와 통신위성을 이용해 선박의 위험을 알리고 자동으로 통제하는 공간정보기술 선박긴급방재시스템 등 4건이 그가 개발한 신기술이다. 그는 이를 공익적으로 활용할 경우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공익을 위해 내놓기로 결심한 배경에는 역경을 이겨낸 그의 삶과 신앙이 자리 잡고 있다. 국립대 교수로서 왕성한 연구실적을 자랑하지만 그의 삶은 간단치 않았다.

대학 졸업 후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던 그는 2006년 왼쪽 눈 아래와 입천장 사이인 상악동에 악성종양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암이 3.5기까지 진행돼 생존확률이 10%에 불과하고 했다. 어릴 적 신부산교회와 수영로교회에서 성경을 공부하고 기도하며 힘을 얻었던 그는 살려 달라고 울며 기도했다. 그는 “기도하며 말씀을 읽는 중에 하나님이 나를 낫게 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고통스런 항암치료에 이어 왼쪽 광대뼈를 모두 들어내는 수술까지 받았다. 암세포 제거에는 성공했지만 왼쪽 얼굴이 함몰됐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안면기형과 언어장애의 시련이 한꺼번에 덮쳐온 것이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다. 어린아이처럼 ‘가나다라’를 수없이 반복하며 발음을 교정했다.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밖에 없다는 생각에 학문을 향한 꿈을 키웠다.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했던 그는 2007년 모교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했고 이학박사과정에도 진학했다. 2012년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언어장애인으로는 국내 최초로 국립대 교수에 임용됐다. 최근 공공정책 박사과정도 수료해 오는 7월 이학과 공공정책학 2개의 박사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다.

공부하고 가르치는 게 쉬운 건 아니었다. 몇 시간씩 공부하고 강의하다 보면 광대뼈 대신 보철을 한 곳에서 피가 주르르 흘러내리곤 했다. 그러나 그의 ‘공부’ 열정은 석·박사 학위과정에만 머물지 않았다. 영어공부를 위해 2007년 영남사이버대 실용영어과 3학년에 편입한 뒤 졸업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야학에서 교사로 봉사하는 등 소외계층에 관심이 많던 그는 같은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 학부과정도 마쳤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부산YMCA의 교육위원으로 봉사하는 등 사회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하나님의 사랑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저주하며 비참하게 살아갔을 것”이라면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치유됐으니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예수님은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막 9:23)고 말씀하셨다”면서 “고난과 역경 속에 있는 이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꿈은 꼭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