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90일 동안 실시된다. 여야는 29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계획서를 재석 의원 226명 중 찬성 224명, 기권 2명으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국회에서 의결된 국조계획서에 논란의 불씨가 적지 않아 국조 진행 과정에서 진통이 우려된다.

이번 국조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를 밝히고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된다.

국조는 본회의 의결이 있으면 연장도 가능하다. 청문회는 8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 동안 열린다. 청문회가 8월 초로 잡힌 것은 7·30 재·보궐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한 정치적 고려다.

국조 특위는 조사 대상 기관에 청와대 비서실·국가안보실 국가정보원 국무총리실 감사원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국방부 교육부 법무부 해양경찰청 경찰청 전라남도 경기도교육청 등을 포함시켰다. 재난 보도의 적절성과 문제성을 조사하기 위해 KBS와 MBC도 대상 기관에 들어갔다.

증인과 참고인 등에 대한 신문은 청문회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조 청문회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TV와 인터넷 등으로 생중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갈등 소지가 적지 않아 국조가 여야 간 정쟁의 무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여야는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증인 포함 문제와 관련, 김 실장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는 대신 조사 대상 기관에 ‘청와대 비서실’을 적시하고 ‘기관의 장(長)이 보고한다’는 내용의 절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김 실장의 이름을 적지 않아 청와대 개편에서 물러나면 그를 출석시킬 명분이 없다.

또 국가정보원과 국조 특위가 정한 기관에 한해 비공개로 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기관보고의 비공개 여부를 놓고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증인과 참고인은 반드시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 채택하도록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KBS 길환영 사장 등의 출석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야당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증인 채택을 둘러싼 갈등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조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과 새정치연합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항의 농성 중이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과 생존·실종자 가족들에게 국조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국회 방청석에서 국조계획서 통과 과정을 지켜봤다. 특위는 국조가 시작되는 6월 2일 첫 일정으로 진도 팽목항을 방문키로 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가 가족들은 김기춘 실장 증인 포함 여부 등을 놓고 여야가 지루한 입씨름을 벌이다 당초 계획했던 국회 통과 날짜인 27일보다 이틀 늦어진 점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한 유족은 “국회가 세월호처럼 침몰해 간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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