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 동안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어린이가 400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팔레스타인 측은 전쟁범죄 혐의로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팔레스타인 어린이 사망자가 408명으로 전체 민간인 사망자의 31%에 달한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4일까지 집계된 이 통계에 따르면 이들 중 남아는 251명, 여아는 157명으로 70% 이상이 12세 이하였다. 유니세프는 전쟁으로 정신적 충격을 입은 37만5000명의 어린이에 대한 즉각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타이시르 암로 팔레스타인자치정부 경제부 차관은 이번 교전으로 가자지구에서 40억~60억 달러(약 4조1000억∼6조2000억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이날 밝혔다.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1867명 중 68%가 민간인이며 가자지구 전체 주민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48만5000명이 피난민 신세로 전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리아드 말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ICC를 방문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른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제소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말키 장관은 가자 사태에 대한 ICC의 조사를 통해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혐의에 대해 책임을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은 현재 ICC ‘비회원 옵서버 국가’이며 연내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

양측은 이집트의 중재로 카이로에서 장기 휴전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팔레스타인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 해제와 국경 개방, 국제자금을 통한 재건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무장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양측이 72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장기 휴전을 위한 광범위한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이동의 자유와 음식의 획득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며 가자지구 봉쇄 해제를 지지했지만 “하마스 역시 로켓을 포기하는 등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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