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학·방산 매각으로 사업 구조조정 가속도…방위산업은 완전히 발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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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경영 혁신을 위한 사업 구조조정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무산으로 사업구조 재편작업에 제동이 걸리는 듯했으나,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계열사 매각으로 다시 불이 붙는 모습이다.

26일 삼성그룹이 한화그룹에 매각을 결정한 계열사는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개사다.

석유화학 부문 지주사 격인 삼성종합화학을 매각할 경우 삼성그룹은 석유화학과 관련된 핵심적인 사업 기반을 처분하게 돼 석유화학 사업을 대부분 정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원래 화학 계열사로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토탈,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올 상반기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했다.

삼성토탈은 2003년 프랑스 화학회사와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삼성종합화학이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매각이 완료되고 나면 화학 계열사 가운데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만 삼성그룹에 남게 된다.

삼성정밀화학은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에 포함된 2차전지에 쓰이는 첨단 소재인 양극활물질을 생산하는 등 주력 사업과 연관성인 높아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테크윈은 항공기 엔진, 장갑차, 자주포 등을 생산하는 삼성그룹의 방위산업 부문 주력 계열사다. 한때 카메라 사업을 주도하다 2008년 삼성디지털이미징이라는 별도 회사로 카메라 사업부문을 분리하면서 정리했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은 이후 삼성전자에 합병됐다.

삼성테크윈은 남아 있던 반도체부품 사업부문마저 올 상반기 분리해 엠디에스라는 신설법인에 매각하는 등 사업을 정비해왔다.

레이더 등을 생산하는 삼성탈레스는 세계 3대 방산전자업체인 프랑스 탈레스와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삼성테크윈이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매각하면 삼성그룹은 방위산업에서는 완전히 발을 빼게 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전자, 금융, 중화학 계열사들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화학, 방위산업 부문의 매각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몇달 이상 지속돼온 삼성그룹과 한화그룹과 매각 협상은 최근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그룹 사업재편에 시동을 걸었다.

제일모직의 직물·패션 사업을 떼어내 삼성에버랜드에 넘겼으며, 남은 제일모직의 소재 사업은 삼성SDI와 합병했다. 이후 삼성에버랜드는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꿨다.

또 삼성에버랜드의 건물관리업을 삼성에스원에 양도하고 급식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분리했다. 삼성SNS는 삼성SDS와 합병하고, 삼성코닝정밀소재는 미국 코닝사에 매각했다.

얼마 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 결정이 내려졌으며,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상장 발표가 이어졌다.

삼성SDS는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으며, 제일모직은 다음 달 18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은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 간에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대대적인 사업재편에는 무엇보다 그룹 성장을 이끌어온 전자 계열사들이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과 함께 성장 둔화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전략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두고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지렛대 삼아 지금의 순환출자구조를 재편하거나,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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