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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이방인·소수자 차별’에 무감각해지는 유럽

최근 유럽에서 민족주의 성향의 극우정당이 득세하면서 이방인과 소수자를 배척하는 이들 정당의 기조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일반 시민들마저 외국인, 타 종교, 성적 소수자 등에 대한 차별에 무감각해져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3일(현지시간) ‘오늘의 가장 우울한 차트’라는 기사에서 차별에 무감각해진 영국 시민들의 현실을 꼬집었다. 매체는 “최근 영국독립당(UKIP) 당수 나이젤 파라지가 ‘(일자리를 이민자들에게 빼앗기는) 노동자들이 인종차별적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고 주장한 것에 영국 국민의 3분의 1이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라지는 “루마니아 이주민은 각종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 등의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이전에도 구설수에 올랐지만 당 지지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 더 선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에 의뢰해 성인 16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chinky’나 ‘poofter’가 차별적 언어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5%는 “차별적이지 않다”, 7%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chinky는 ‘찢어진 눈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동양인을 가리키는 인종차별적 단어이고, poofter는 남성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말이다.

지난해 유럽연합(EU) 17개국 장관들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내용의 ‘로마선언’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위협, 경기 악화 등으로 이민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인종차별 경향은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네덜란드에서는 극우정당인 자유당(PVV) 당수 헤이르트 빌더스가 “여러분은 네덜란드와 당신이 사는 도시에 모로코인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까, 아니면 적었으면 좋겠습니까”라고 노골적으로 특정국 출신 이민자를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 그나마 이민자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여겨졌던 독일 역시 무슬림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매주 월요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 시위에 기존에는 극우정당 지지자들이 주로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시민들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22일에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규모인 1만7500여명이 참여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TV 뉴스채널 진행자가 “프랑스가 500만명의 무슬림을 추방하지 않으면 격변이나 내전에 빠질 것”이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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