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미국 10대 소년이 사회관계망(SNS)에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신의 문제를 공감하지 못하는 부모에 대한 절망감이 담긴 유서 내용이 퍼지면서 미국이 들끓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인근 소도시 킹스밀스를 지나는 71번 주간고속도로에서 지난해 12월28일 오후 조슈아 앨콘(17)이 견인 트레일러에 치여 사망했다. 이곳은 조슈아의 집에서 약 6.4㎞ 떨어진 곳이었다.

경찰은 조슈아가 SNS에 올린 유서에 "그간 내가 살아온 삶은 가치가 없다…나는 트랜스젠더니까"라고 적은 것 등을 감안, 조슈아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슈아는 4살 때부터 자신을 여성이라고 느꼈고, 14살 때 어머니에게 이를 털어놓았으나 독실한 기독교인인 어머니는 "신은 실수를 하지 않았다. 너는 틀렸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조슈아는 큰 자기혐오와 우울감에 시달렸다. 부모는 성전환 수술을 시켜달라는 요구를 거부했으며 조슈아가 학교에서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밝히자 학교도 가지 못하게 했다.

조슈아는 노트북, 휴대전화도 빼앗기고 SNS도 5개월 동안 금지당하자 "외로움의 잔인함"에 고통받았다고 유서에 썼다.

또 "부모님은 내가 완벽한 이성애자 기독교인 소년이 되길 바랐지만 그건 분명히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 같은 내용의 유서가 SNS를 통해 퍼지면서 미국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조슈아의 죽음에 대한 애도와 부모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부모를 위협하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오며 장례 예배도 치르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조슈아의 어머니 카를라 앨콘은 "종교적인 이유로 조슈아를 지지해주지 못했지만 '우리는 너를 조건 없이 사랑한다'고 말했다"며 "사람들은 내가 내 아들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CNN에 전했다.

조슈아의 죽음이 알려지자 인권 단체에는 트랜스젠더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들의 연락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1년 설문조사 결과 자신이 트랜스젠더 혹은 성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의 41%가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

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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